한화의 2022년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 지명 투수 유망주 박준영(20)이 극과 극 투구를 보였다. 최원호 한화 감독도 박준영의 활용법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박준영은 지난 21일 대전 KIA전에 10-4로 앞선 8회 구원등판했다. 이우성, 이창진, 오선우를 3연속 삼진 처리하며 ‘KKK’ 이닝으로 시작했다. 이우성과 이창진을 각각 직구와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뺏어냈고, 오선우는 한가운데 직구를 꽂아 루킹 삼진 돌려세웠다.
한화 타선이 8회 4점을 추가했고, 박준영은 10점차 리드 상황에 9회 투입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구가 급격히 흔들렸다. 변우혁에게 볼넷을 내준 뒤 폭투가 나왔다. 이어 최원준과 김도영을 7~8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다음 타자 김선빈에게도 5구 만에 볼넷을 내주면서 밀어내기 실점. 결국 장민재로 투수가 바뀌었다. 급하게 몸을 풀고 나온 장민재는 이우성과 한준수에게 안타를 맞아 박준영의 책임 주자를 모두 홈에 불러들였지만 추가실점 없이 14-8로 경기를 끝냈다.
좋은 모습과 안 좋은 모습을 모두 보여준 투구였다. 190cm 큰 키에서 내리꽂는 최고 149km, 평균 144km 직구(32개) 중심으로 커브(6개), 슬라이더(1개)를 던졌다. 8회에는 공격적인 투구가 통했지만 9회 갑자기 영점이 잡히지 않아 4연속 볼넷으로 자멸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22일 대전 키움전을 앞두고 “10점차 리드 상황이었고, 8회에 잘 던져서 박준영을 9회에도 올렸다. (9일 고척에서) 지난번 키움전에는 멀티이닝도 잘 던졌다. 퓨처스에서 선발도 던지던 투수라 멀티이닝 부담은 없었는데 그런 상황이 나왔다. 급하게 나온 장민재가 고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 감독은 “처음 입단할 때 스카우트팀에서 불펜 쪽으로 생각한 투수다. 투구 동작이라든지 이런 것들도 불펜이 어울리지만 아직 나이가 어리고, 프로에서 제대로 뭐가 시도를 안 해봤기 때문에 2군에서 선발 수업을 시켰다”며 “공을 던질수록 스피드가 전체적으로 줄어 3이닝 50~60구로 짧게 던져서 유지시키는 훈련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감독은 “ 1이닝 셋업으로 딱 돌려서 키워야 하나, 아니면 조금 더 선발 가능성을 열어놓고 해야 하나 고민이다. 셋업으로 간다면 남은 시즌에는 셋업으로 연투 연습도 해야 한다”며 “어린 투수들은 시작부터 불펜보다 웬만하면 기본 틀을 선발에 놓고 한다. 그러나 (보직이) 만약 본인 경기력에 저해 요소가 된다면 그런 것들도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는 말로 당분간 불펜 기용을 시사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