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겨울 메이저리그 퀄리파잉 오퍼(QO) 금액이 2050만 달러(약 275억원)로 책정된다. 역대 최초로 2000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은 QO를 못 받는다. FA 계약에 있어 유리한 조건이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2023~2024 오프시즌 퀄리파잉 오퍼 금액이 2050만 달러로 인상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확한 금액은 정규시즌 종료 이후 10일 내로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최종 합의한다.
지난 2012년부터 도입된 퀄리파잉 오퍼는 FA 자격을 얻은 선수에게 원소속팀이 제시하는 1년 계약이다. 연봉은 리그 상위 연봉 125명의 평균 금액으로 올 겨울에는 2050만 달러가 유력하다. 지난겨울 1965만 달러를 넘어 역대 최고액이다.
지금까지 퀄리파잉 오퍼 금액은 1330만 달러를 시작으로 1440만 달러, 1530만 달러, 1580만 달러, 1720만 달러, 1740만 달러, 1790만 달러, 1780만 달러, 1890만 달러, 1840만 달러, 1955만 달러로 2년을 빼고 꾸준히 상승했다.
지금까지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124명의 선수 중 13명이 이를 수락했다. 지난해 시즌 후에는 외야수 작 피더슨(샌프란시스코 자이어츠), 투수 마틴 페레즈(텍사스 레인저스)가 FA 자격을 행사하는 대신 1년 1965만 달러에 원소속팀 잔류한 바 있다.
퀄리파잉 오퍼는 대부분 팀들이 수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FA 선수들에게 제시한다.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FA 선수를 영입하면 그 팀은 원소속팀에 드래프트 지명권을 보상해야 한다. 드래프트 지명권은 계약 규모(5000만 달러 전후), FA 선수를 잃는 구단의 수익 공유 및 사치세 현황 등에 의해 1라운드 직후 또는 경쟁 균형 B라운드로 나뉜다.
뉴욕포스트는 올 겨울 FA들을 예로 들어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블레이크 스넬(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 애런 놀라(필라델피아 필리스)가 퀄리파잉 오퍼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 그레이(미네소타 트윈스), 맷 채프먼(토론토)도 유력하다. 조쉬 헤이더(샌디에이고)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조던 몽고메리(텍사스), 루카스 지올리토(클리블랜드 가디언스)처럼 시즌 중 팀을 옮긴 FA는 퀄리파잉 오퍼를 받을 수 없다.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류현진(토론토), 마커스 스트로먼(시카고 컵스) 같이 이전에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적이 있는 선수들은 두 번 다시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시절이었던 지난 2018년 시즌을 마친 뒤 1년 1790만 달러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했다. FA를 1년 미뤘지만 고액 연봉을 보장받았고, 그해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와 사이영상 2위로 최고 시즌을 보낸 뒤 FA 시장에 나갔다. 이후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 대형 FA 계약을 따냈다. 1년 더 류현진을 쓴 다저스나 FA 재수에 성공한 류현진 모두 윈윈이었다.
퀄리파잉 오퍼는 FA 선수들에게 족쇄와 같다. 제도 폐지에 대한 이야기도 한때 나왔지만 유지되고 있다. 이미 퀄리파잉 오퍼를 한 번 쓴 류현진에겐 해당하지 않는다. 보상 부담이 없는 FA라는 점에서 류현진의 가치가 더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