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야간경기 못한다".
반갑게도 서울특별시가 잠실 돔구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오세훈 시장이 미국 샌디에이고 구장을 찾아 계획을 밝혔다. 2026년부터 현재 잠실구장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착공한다. 그런데 완공이 2032년이다. 잠실 한 지붕을 썼던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6년동안 어딘가에서 셋방살이를 한다.
현재 서울시에서 야구경기를 할 수 있는 곳은 두 곳이다. 야구성지 동대문구장을 철거하고 대신 고척동에 건립한 고척 스카이돔이다. 돔구장 같지 않는 기괴한 돔구장이다. 이어 옥외 목동야구장이 있다. 예전 넥센 히어로즈가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곳이다. 그런데 목동은 사실상 이용불가이다.
프로야구경기를 하면 필연적으로 함성과 응원소리가 나온다. 응원가가 흘러나오는 고출력 스피커도 쩌렁쩌렁 울린다. 목동은 아파트가 밀집된 조용한 주택단지이다. 주변에 위락시설도 없고 학군이 좋아 교육에 안성맞춤이다. 그래서 소음에 민감하다. 관중들의 함성소리까지 더하면 감당불가의 소음이 발생한다.
그래서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구청, 시청에 경찰서까지 끊임없이 항의가 빗발친다. 대한야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민원 때문에 고교야구도 야간 경기를 못한다. 프로야구는 기본 3연전에 6연전까지 홈경기가 있다. 모두 야간경기이다. 절대 목동에서 야구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목동야구장의 이용이 가능하다면 고척돔과 사이좋게 나눌 수 있다. 그러나 목동에서 야구를 못하면 선택지는 한 곳, 고척돔이다. 키움 히어로즈가 고척돔을 선점하고 있다. 마땅히 갈 곳이 없다면 LG와 두산은 고척돔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초유의 1구장 3구단이 쓰는 셈이다. 그것도 6년동안 판자촌 셋방살이를 해야한다.
한 팀이 홈경기 하면 다른 두 팀은 원정길을 나서야 한다. 일정짜기가 만만치 않다. 세 구단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하는 라커룸도 공유를 해야하는 상황이 빚어진다. 불편할 수 밖에 없다. 그동안 편안하게 고척돔을 사용한 키움 선수들이 가장 불편이 크다. 게다가 LG와 두산 경기를 보기 위해 구석진 고척돔까지 찾아오는 팬들도 불편하다.
LG와 두산은 잠실 주경기장을 최적지로 보고 있다. 리모델링을 하면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염경엽 감독 등 야구인들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1구장 3구단을 막기 위한 대안을 서울시가 찾아야 한다. 오세훈 시장 시절 '디자인 서울'을 외치며 한국야구의 성지 동대문 야구장을 없앴던 서울시가 이번에는 야구계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