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와 LG 트윈스는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시즌 14차전 맞대결을 펼친다. 1~2위 빅매치이지만 선발 매치업은 그렇지 못하다.
KT는 소형준(시즌 아웃)과 엄상백(갈비뼈)의 부상 공백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한 자리가 비어있다. 더블헤더 포함 9연전 강행군을 하고 있는 이강철 감독은 LG전에 대체 선발을 기용하기로 결정했고, 하준호(34)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이 감독은 "LG전에 연달아 선발이 펑크다. 다음 주 LG전(26일)에도 임시 선발이 던져야 한다"고 한숨 쉬었다. 이어 "내일(20일) 비가 오면 딱 좋은데...비 예보가 있는데 조금 내리다 그치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불펜에서 베테랑 왼손 투수인 하준호를 20일 LG전 선발로 선택했다. LG 좌타자 상대로 좌완 투수를 고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하준호는 최근 LG와 악연이 있다.
2주 전쯤인 지난 7일 수원 LG-KT전, 하준호는 9회 등판해 잇따른 사구로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나게 했다.
LG는 7-3으로 앞선 9회 1사 2,3루 찬스를 만들었고, 땅볼 타구를 놓치는 상대 수비 실책으로 2점을 더 달아났다. 2사 1,2루에서 오지환이 하준호의 직구에 허리를 맞고 고통을 참지 못했다. 오지환은 다소 민감한 반응을 보인 후 1루로 출루했다.
2사 만루에서 문성주가 팔꿈치 부위를 맞는 밀어내기 사구로 스코어는 10-3이 됐다. 이어 또 사구가 나왔다. 이번에는 아찔한 장면이었다. 하준호가 던진 초구 142km 직구가 박해민의 얼굴 쪽으로 날아갔다. 박해민이 화들짝 놀라면서 피했는데, 뒤로 넘어졌다. 일어난 박해민은 헬멧을 집어던졌다. 박종철 심판이 박해민을 말렸다.
양 팀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하나둘씩 나와 벤치 클리어링이 됐다. LG와 KT 선수들은 1루와 3루 파울 라인까지 걸어나와 기싸움을 펼쳤다. 다행히 물리적인 몸 싸움은 없었다. 박해민의 유니폼 어깨 부위에 공이 스쳐, 밀어내기 사구로 출루했다.
하준호는 이날 1이닝을 던지며 2피안타 1볼넷 3사구 4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올 시즌 10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하고 있다. 불펜에서 주로 추격조 역할이다. 지난 18일 한화전에서 한 타자만 상대했다. 하루 쉬고 LG전 선발이다.
KT는 하준호에게 2~3이닝을 기대하고, 이어 불펜 데이로 경기를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KT로서는 20일 비가 온다면 제일 좋은 시나리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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