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이주형이 놀라운 활약으로 벌써 내년 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주형은 지난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3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키움은 이주형의 활약에 힘입어 6-3으로 승리하고 8연패에서 벗어났다.
3회 2사에서 안타로 출루한 이주형은 송성문의 2루타에 2루수 실책까지 나오면서 선취 득점을 올렸다. 키움이 2-3으로 역전을 허용한 7회에는 롯데 구원투수 최준용을 상대로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6호 홈런이다.
양 팀이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9회 무사 2, 3루 찬스에서 마지막 타석에 들어선 이주형은 역전 2타점 3루타를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주형은 지난 7월 29일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키움은 주축 선발투수 최원태를 LG에 보내고 이주형, 김동규, 1라운드 신인 지명권(전준표 지명)을 받아왔다. 김동규와 1라운드 신인 지명권도 매력적인 유망주 자원이지만 가장 주목을 받은 유망주는 역시 이주형이었다.
LG 시절에도 타격 재능 만큼은 인정을 받았던 이주형은 내야수로 LG에 입단했지만 수비에 문제를 드러내 1군 무대에서는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 올해는 외야수로 전향해 새로운 기회를 노렸지만 김현수, 박해민, 홍창기 등 특급 외야수들이 버티고 LG의 팀 사정상 이주형에게 많은 기회를 주기 어려웠다. 결국 이주형은 최원태를 데려오는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됐다.
키움은 이주형을 영입하자마자 곧바로 선발 출전시키며 1군에서 경험을 쌓게 했다. 그리고 이주형은 곧바로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58경기 타율 3할3푼3리(177타수 59안타) 6홈런 32타점 OPS .920을 기록중이다.
“지금의 모습을 시즌 개막전부터 보여줬다면 리그 전체로 봐도 상위권 성적일 것”이라고 말했던 홍원기 감독은 “야구장에서 보는 이주형은 아직 배고픈 것 같고 절실함을 항상 느끼는 것 같다. 이주형이 오자마자 선발 라인업에 넣은 이유는 이주형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여러가지 옷을 입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수비 위치, 타순에서 여러가지 실험을 해보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다 잘 소화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이주형의 활약에 흡족해 했다.
이주형은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보완해야할 점도 많다. 아직 풀시즌을 한 번도 치르지 않은 점, 외야수 수비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 등은 내년 시즌까지 해결해야할 과제다. 다만 이주형은 꾸준히 1군 경기에 선발출전하며 부족했던 경험을 빠르게 쌓아가고 있다.
LG에서 빛을 못보다가 키움에서 와서 잠재력을 터뜨렸다는 점에서 이주형은 박병호를 떠올리게 한다. LG 시절부터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받았던 박병호는 LG에서 354경기 동안 38홈런을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2011년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에 온 뒤에는 1026경기에서 302홈런을 터뜨리며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가 됐다.
물론 이주형은 박병호와 같은 전형적인 홈런타자 스타일은 아니다. 타격 스타일은 박병호보다는 박병호 이후 키움 간판타자로 활약한 이정후와 닮았다. 이정후가 올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예정인 상황에서 키움에 이주형은 향후 몇 년 동안 팀을 이끌어줄 희망이다.
떠나보낸 최원태가 아쉽지 않을 정도로 매서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이주형이 성공적으로 남은 시즌을 마치고 내년부터 새로운 키움의 핵심타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