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3루수 문보경(23)이 9월 들어 미친 타격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공교롭게 지난 6일 KT전에서 9회말 뼈아픈 실책성 수비로 끝내기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이후 ‘타격의 신’으로 변신했다.
문보경은 19일 광주 KIA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4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팀 득점(4점)을 혼자서 해결했다. KIA 토종 에이스 양현종을 무너뜨린 일등공신이었다.
문보경은 2회 2사 후 양현종 상대로 1볼에서 2구째 직구(144km)가 한가운데로 들어오자, 호쾌한 스윙으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시즌 9호)을 터뜨렸다. 포수가 하이패스트볼을 요구했는데, 한가운데 몰린 실투였다.
이어 4회 2사 1,3루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신민재와 오스틴의 징검다리 안타로 주자가 2명 출루했다. 문보경은 초구(슬라이더)에 헛스윙 후 2구째 직구(144km)를 때려 우중간 스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연타석 홈런으로 데뷔 첫 시즌 10홈런을 기록했다.
2회와 판박이였다. 직구 구속까지 144km로 똑같았고, 포수의 하이패스트볼 요구에 양현종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실투를 두 번 반복했다. 문보경은 두 차례 실투를 모두 놓치지 않고 제대로 하드히트 타구를 만들어 연타석 홈런 터뜨렸다.
LG는 고우석이 4-3으로 앞선 8회 무사 1루에서 등판, 올 시즌 첫 2이닝 세이브를 기록하며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문보경은 지난 6일 수원 KT전을 잊지 못한다. 당시 3-0으로 앞선 9회말 마무리 고우석이 등판했다. 전날 5아웃 세이브를 기록한 고우석은 2루타-안타를 맞고 1점을 허용했다. 1사 1,2루에서 배정대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3-2가 됐다.
2사 만루에서 황재균의 원바운드 땅볼 타구가 크게 튀어오르자, 문보경은 포구를 서두르다 점프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해 글러브에 튕기고 외야로 빠뜨렸다. 주자 2명이 홈을 밟아 3-4 역전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충격이 컸다.
문보경은 그라운드에 주저 앉아 자책했고, 이후 눈물을 글썽이며 선배들의 위로를 받으며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3루 베이스로 달려오는 주자를 빨리 아웃시키려고 마음이 급했다.
다음 날, 7일 KT전을 앞두고 염경엽 감독은 타격 훈련을 하는 문보경의 어깨를 다독이며, 수비에 대한 조언을 건넸다. 염 감독은 취재진 브리핑에서 "문보경이 실책해도 절대 안 뺀다"고 믿음을 보냈다. 주전 3루수로 크게 성장할 문보경이 실수를 할수록 더 경기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6일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 실책과 다름없은 플레이를 한 문보경은 7일 KT전에서 4타수 3안타 1볼넷 3득점으로 활약하면 전날 실수를 만회했다. 이후 19일 KIA전까지 문보경은 10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가고 있다. 멀티 히트가 6경기다.
특히 지난 16~17일 SSG와 더블헤더 포함 3연전에서는 3경기 연속 3안타 맹타를 터뜨렸다. 9안타 중에 2루타만 4개였다. 그리고 19일 KIA전에서 홈런 2방을 터뜨리며 4경기 연속 멀티 히트로 폭발했다.
문보경은 수비 실수로 눈물을 흘린 후 10경기에서 39타수 20안타, 타율 5할1푼3리의 미친 타격감이다. 2홈런 10타점 12득점, 2루타 6개를 포함해 장타율 .821, OPS 1.369다. 최근 맹타로 시즌 타율 3할8리로 끌어올리며 리그 타격 10위로 올라섰다.
LG는 최근 5연승을 달리며 75승2무47패(승률 .615)가 됐다. 20경기를 남겨두고 정규 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15'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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