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은퇴 시즌을 딛고 마침내 200승을 달성했다. 베테랑 우완 투수 아담 웨인라이트(42)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구단 사상 3번째로 200승 투수 반열에 올랐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밥 깁슨(251승), 제시 헤인즈(210승) 다음이다.
웨인라이트는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세인트루이스의 1-0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5승(11패)째이자 개인 통산 200승(128패) 위업을 세운 순간. 최고 구속은 87.6마일(141.0km)에 그쳤지만 싱커와 주무기 커브 위주로 맞혀잡는 피칭을 선보였다.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올해까지 18시즌 모두 세인트루이스에만 몸담고 있는 ‘원클럽맨’ 웨인라이트는 지난해까지 통산 195승을 기록했다. 200승에 5승 남겨두고 세인트루이스와 1년 1750만 달러에 재계약하면서 올해가 은퇴 시즌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시즌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미국 대표팀으로 출전한 뒤 사타구니를 다쳐 부상자 명단에서 시작했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꿴 웨인라이트는 5월에 복귀했지만 구속이 눈에 띄게 떨어져 집중타를 맞았다. 7월에는 어깨 통증으로 또 부상자 명단행.
6월17일 뉴욕 메츠전에서 시즌 3승, 통산 198승을 올린 뒤 11경기에서 승리 없이 10패 평균자책점 10.72로 커리어 최악의 나날을 보냈다. 평균자책점이 8점대(8.19)까지 치솟았지만 가을야구가 일찌감치 좌절된 세인트루이스는 웨인라이트에게 계속 선발 기회를 줬다. 지난 13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10연패를 끊고 통산 199승을 달성한 웨인라이트는 이날 밀워키전에서 시즌 첫 7이닝과 무실점 투구를 동시에 달성했다. 18시즌 478경기(411선발) 만에 200승.
현역 투수로는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255승), 잭 그레인키(캔자스시티 로열스·224승), 맥스 슈어저(텍사스 레인저스·214승),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209승)에 이어 5번째 기록. 앞으로 200승에 도전할 만한 투수도 별로 없다. 이들 다음으로 많은 승리를 거둔 현역 투수가 조니 쿠에토(마이애미 말린스·144승), 게릿 콜(뉴욕 양키스·143승)인데 200승까지는 한참 멀었다.
‘디애슬레틱’은 ‘올 시즌 웨인라이트는 마운드에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몸의 통증이 마음의 의심으로 바뀔 때도 있었다. 어깨 통증을 참고 던지다가 결국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시즌 초반에는 고관절 통증으로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면서 구속이 떨어졌다. 오른팔을 테이프로 묶고 경기에 나섰고, 또 다른 날은 오른쪽 어깨에 테이프를 붙였다. 오늘(19일) 밤에는 등에 테이프를 감싸고 경기에 나섰다’고 전했다. 올리버 마몰 세인트루이스 감독이 “덕트 테이프”라고 부를 정도로 몸 상태가 성치 않았다.
웨인라이트도 “올해는 내게 덕트 테이프 같은 해였다”며 “200승도 거의 안 될 줄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10연패를 당한 뒤 웨인라이트는 “200승은 멋진 숫자이고, 해내고 싶지만 198승과 200승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면서 마음을 비운 듯한 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2경기 연속 승리로 200승 고지에 등정했다. 승리가 확정된 뒤 세인트루이스 동료들과 홈 관중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은 웨인라이트는 울컥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아기처럼 숨을 헐떡이면서 울었다. 마지막으로 울어본 게 언제였는지도 모르겠다”는 웨인라이트는 “내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는 경기 중 하나였다. 적어도 오늘 하루는 진짜 투수가 된 것 같다. 7이닝 무실점에 안타 몇 개로 오늘 밤은 나다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