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불편 없는 곳에서 해야한다".
서울시가 2032년까지 잠실구장에 돔구장 건립 계획을 밝힌 가운데 후폭풍이 거세다. 대체 구장도 정하지 않고 돔구장 건설을 천명했다. 이어 2026시즌부터 6년 동안 고척돔과 목동구장 등에서 셋방살이를 해야 한다는 것이 알려지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체 구장에 관련해 LG, 두산 구단과 어떠한 협의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 드러나고 있다. LG와 두산은 88올림픽 주경기장이었던 잠실종합운동장을 최적지로 여기고 있다. 리모델링을 하면 충분히 야구경기가 소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부산시도 사직구장 자리에 새구장을 건립하면서 대체지로 인근 아시아드경기장을 고려하고 있다.
염경엽 LG 감독도 19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에 앞서 자신의 목소리를 분명히 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두산과 LG 팬이다. 팬들은 서울 시민들이다. 당연히 불편함이 없는 곳에서 할 수 있도록 시에서 보장해야 한다. 좋은 환경에서 보게끔 구단과 서울시가 해야할 첫번째 목표이다"고 말했다.
이어 "KBO와 구단은 종합운동장을 생각하고 있다. 배제해서는 절대 안 된다. 안전문제는 시와 구단이 해결하면 된다. 멕시코는 축구와 야구장을 겸용하는 것이 많다. 야구 시즌이 되면 축구장을 고쳐서 쓴다. 6년의 긴 시간동안 엉뚱한 곳으로 가면 팬들이 불편하다. 보던 곳에서 봐야 순조롭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염 감독은 역사속으로 사라진 동대문구장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했다. 1959년 건립한 동대문야구장은 한국야구의 산실이었다. 고교야구 붐을 일으켰고 프로야구 출범 개막전도 열린 곳이었다.
2009년 서울시가 디자인 컴플렉스를 조성하면서 인근 축구장과 함께 철거됐다. 허망하게 야구의 성지를 잃었다. 당시 일각에서는 돔구장 건립 목소리도 나왔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염 감독은 "동대문 야구장에 돔이 들어섰으면 동대문 상권이 오히려 살았을 것이다. 매일 경기후 1만5000여명이 밖으로 쏟아져 나온다. 돔구장에서 각종 콘서트가 열릴 수 있다. 또 야구박물관이 있었다면 훨씬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그때 야구계가 막지 못했다. 다 뭉쳐서 지켰어야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