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에 첨단 돔구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을 들은 이승엽 두산 감독이 서울시에 팬 친화적인 야구장을 건립해줄 것을 요청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7일 잠실에 3만석 돔구장을 포함한 세계적 수준의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플랜을 공개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잠실 신축 돔구장은 2025시즌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 현재 사용 중인 잠실구장을 해체한 뒤 순차적으로 공사에 돌입해 2031년 말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소요 비용은 5000억 원 안팎이며, 사업은 우선협상대상자인 서울스마트마이스파크(가칭·주간사 한화)가 맡는다.
문제는 돔구장이 지어지는 6년 동안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산과 LG가 임시 거처를 구해야한다는 점이다. 마땅한 대안이 없이 돔구장 건립 계획만 발표된 터라 KBO, 두산, LG 모두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야구장 바로 옆 잠실주경기장 개조가 꼽히지만 서울시 측에서 안전관리를 이유로 난색을 표했고, 히어로즈가 떠나며 아마추어 구장으로 사용 중인 목동구장은 프로 경기가 열리기에 적합하지 않다.
잠실 돔구장 소식을 접한 이승엽 감독은 셋방살이 논란을 떠나 팬 위주의 야구장을 건립해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했다. 이 감독은 “여러 기사를 확인했는데 가장 중요한 건 팬이다. 우리는 야구를 하는 입장이지만 보러 오시는 분들이 편하게 보셔야 한다. 다른 걸 제쳐두고 좋은 환경에서 관전을 하셔야 한다. 요즘은 관중 문화가 성숙되고 많이 발전됐기 때문에 팬들을 배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서울은 특수한 도시다. 원정 팬들이 많이 올라오시기 때문에 우리 두산 팬들만 생각할 수 없다. 그분들도 쾌적한 상황, 보기 편한 곳에서 야구를 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선수들은 뒤로 제쳐두고 그런 부분을 더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NC 에이스 에릭 페디를 만나는 두산은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양석환(지명타자)-양의지(포수)-호세 로하스(좌익수)-강승호(1루수)-박준영(3루수)-박계범(2루수)-조수행(우익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장원준.
두산은 이날 물집 부상에서 회복한 투수 최원준과 외야수 김대한을 등록하고, 아시안게임 최종 모의고사를 마친 투수 곽빈과 외야수 김태근을 말소했다.
이 감독은 “김태근이 광주에서 수비 도중 펜스에 부딪혀 무릎 타박상을 당했다. 큰 부상은 아닌데 부어 있어서 이번 주 안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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