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베테랑 포수 허도환(39)은 ‘KS 우승 반지’를 하나 더 수집할 수 있을까.
KBO리그의 대표적인 백업 포수이자 ‘저니맨’ 허도환은 올해 LG 트윈스의 1위 독주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LG가 FA 자격을 얻었던 박동원을 영입했고, 박동원이 주전 포수로 뛰고 있지만 허도환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LG는 지난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와 시즌 15차전, 더블헤더 2차전에서 9-5 역전승을 거뒀다. 이 과정에서 허도환도 거들었다.
팀이 3-2로 앞선 4회말 1사 이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SSG 외국인 좌완 선발 커크 맥카티의 3구째 시속 145km 직구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허도환 솔로포 이후 LG는 3점 더 뽑아 승기를 가져갔다. LG는 4연승에 성공했고 1위 굳히기에 돌입했다. 경기 후 허도환은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고, 연승해서 더 좋다”고 소감을 말했다.
홈런을 친 상황에 대해서는 “투수가 몸 쪽 빠른 공을 잘 던지는 투수라 직구만 생각했고, 맞는 순간 넘어간다고 생각했다”고 되돌아봤다.
허도환은 SSG전까지 올 시즌 36경기에서 타율 1할5푼 2홈런 7타점을 기록 중이다. 성적만 보면 대단할 것 없지만, 올해 LG에서 필요한 존재다. 타격 성적만이 전부가 아닌 선수다.
그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특히 큰 무대에서 우승 경험이 있다. 그에게 프로 첫 팀은 두산이었다. 지난 2003년 두산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뛰어 들었다. 이후 넥센(현 키움), 한화, SK(현 SSG), KT를 거쳐 LG로 왔다.
2018년에는 SK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였고, 2021년에는 KT의 통합 우승 일원이었다. 두 개의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갖고 있는 선수다.
LG까지 프로팀 유니폼만 6개다. ‘유니폼 컬렉터’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올해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기대해볼 수 있다. LG는 선두를 독주하고 있다. 정규시즌 우승 가능성은 매우 높다. 사실상 예약해둔 상태.
그렇게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고 끝까지 웃게 되면 허도환은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갖게 된다. KT 우승 후 FA 자격을 얻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허도환. LG가 2년간 총액 4억 원의 조건으로 손을 내밀었고, 그 손을 잡은 허도환은 다시 한번 가장 높은 무대를 향해 가고 있다.
허도환은 SK 시절에도, KT 시절에도 백업 포수였다. SK 시절에는 이재원이 주전 포수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지만, 허도환도 있었다. KT 시절에는 장성우가 있었지만 그 뒤에 허도환이 있었다.
지난 SSG전에서 시즌 두 번째 홈런을 만든 허도환은 “(경기 출전이 규칙적이지 않아서) 힘들고, 나이 들어서 더 힘들지만 야구 선수로서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고, 팀을 위해서 더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화려한 조명을 받는 역할은 아니지만,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는 선수다.
그는 “팬들께 너무 감사드리고, 시즌이 얼마 안 남았는데 끝까지 1위 자리 지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짐을 잘 지키며 올해도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의 영광의 길로 잘 걸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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