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수술에서 돌아와 평균자책점 2점대의 안정감을 뽐내고 있는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 현지 언론은 계약 마지막 해를 맞이한 그가 있는 2023시즌이 토론토 우승의 적기라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 매체 ‘블리처리포트’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팀들 가운데 가장 월드시리즈 우승이 시급한 구단을 선정해 순위를 매겼다. 토론토는 1위 밀워키 브루어스, 2위 텍사스 레인저스, 3위 탬파베이 레이스, 4위 시애틀 매리너스에 이어 5위에 올랐다. 1위부터 4위까지는 아직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가 없는 팀이다.
토론토는 4개의 팀들과 달리 월드시리즈에서 두 차례(1992, 1993)의 우승을 맛봤다. 그러나 최근 우승이 너무도 먼 과거의 일이다. 1993년 이후 무려 30년 동안 대권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 2015년 한 시즌 93승과 함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지만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패하며 월드시리즈행이 무산됐다.
토론토는 올 시즌 83승 67패로 순항하며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 3연승 상승세와 함께 와일드카드 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린 상황. 역시 우승이 간절한 텍사스, 시애틀에 근소하게 앞선 2위이지만 두 팀 모두 최근 3연패의 침체기를 겪고 있다.
블리처리포트는 올해가 토론토가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적기라고 분석했다. 4년 8000만 달러에 토론토맨이 된 류현진을 비롯해 핵심 선수들이 2023시즌을 마치고 대거 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특히 류현진의 경우 지난달 팔꿈치 수술에서 돌아와 9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2.62로 순위싸움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8월과 9월 토론토 선발진에서 기복 없는 투구를 펼치는 선수는 류현진이 유일하다.
매체는 “토론토는 맷 채프먼, 위트 메리필드, 케빈 키어마이어, 브랜든 벨트, 류현진, 조던 힉스 등이 다가오는 오프시즌 FA 자격을 획득한다. 또한 2025시즌을 마친 뒤에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셋, 대니 잰슨, 조던 로마노 등을 잃거나 많은 돈을 투자해 그들을 잡아야 한다”라며 “크리스 배싯, 조지 스프링어, 케빈 가우스먼은 대형 계약에 힘입어 모두 토론토에서 2025시즌을 보내지만 더 이상 나이가 어려지지는 않는다”라고 토론토가 올해 대권에 도전해야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블리처리포트는 이어 “토론토 구단에는 지금 아니면 절대 우승을 못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토론토가 그런 분위기를 느끼는 건 90년대 초반을 끝으로 우승을 못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월드시리즈 대권 후보라는 평가를 받은 오프시즌이 종종 있었지만 그들은 1993년 이후로 한 시즌 93승 이상을 거둔 적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가장 반가운 건 류현진을 향한 달라진 평가다. 부상 복귀 후 기대 이상의 투구를 펼치며 올해 토론토의 우승을 이끌어야하는 핵심 멤버로 지목됐다. 장기 재활 때만 해도 존재감을 잃었던 그가 재기 확률 7%를 뚫어낸 뒤 다시 핵심 선발 자원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
과연 토론토는 “올해가 우승 적기”라는 평가에 걸맞은 가을을 보낼 수 있을까. 그 중심에 서 있는 류현진의 피날레 또한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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