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5390억'으로 최첨단 개폐식 돔 지었는데...'5000억' 잠실 돔구장은 폐쇄형. 韓 3번째 돔구장 어떻게 지어질까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3.09.19 05: 40

서울시가 잠실구장을 대체할 새로운 돔구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야구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몇 가지 난제가 남아있다. 
서울특별시 오세훈 시장은 지난 17일(한국시간) 류현진이 뛰고 있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홈구장 로저스 센터를 방문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 위치한 로저스 센터는 약 4만1000석을 자랑하는 대형 돔구장이다. 로저스 센터와 여러 주변 시설들을 방문하며 실사를 한 오세훈 시장은 현재 잠실구장이 위치한 서울 잠실 일대에 잠실구장을 대체하는 돔구장을 포함한 세계적 수준의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 조성 구상을 밝혔다. 
잠실구장은 2만3750석 규모의 개방형 구장으로 1982년 개장해 현재는 LG와 두산의 홈구장으로 사용중이다. 메이저리그 구장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거대한 규모 때문에 한국프로야구를 상징하는 구장으로 유명하다. 

서울 잠실구장. /OSEN DB

그렇지만 프로야구 원년(1982년)에 개장한 잠실구장은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1964년 개장)에 이어서 KBO리그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구장으로 리모델링, 혹은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 서울시의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 개발 계획에 포함되면서 마침내 새로운 구장으로 탄생하게 됐다. 서울시는 현재 잠실구장이 위치한 부지에 3만석 규모의 돔구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잠실구장. /OSEN DB
하지만 서울시의 발표 계획을 살펴보면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남아있음을 알 수 있다.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무려 6년이 소요되는 공사기간 동안 LG와 두산이 경기를 치를 대체구장 확보다. 돔구장 공사가 시작되는 2025년부터 2031년까지 KBO, LG, 두산은 리모델링을 통해 존속이 결정된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경기를 치르기를 원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번 발표를 통해 돔구장, 컨벤션 센터, 호텔 등이 동시에 건설이 되는 환경과 야구팬들의 안전을 위해 공사 기간 잠실종합운동장을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잠실종합운동장을 사용할 수 없을 경우 LG와 두산이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구장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현재 키움 히어로즈가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고척스카이돔과 아마추어 야구 경기가 열리고 있는 목동구장이 후보로 거론되지만 LG와 두산 입장에서는 이 방안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서울시는 인천 SSG랜더스필드, 수원 KT위즈파크 등 수도권에서 경기를 치르는 방안도 고려해야한다고 밝혔지만 구단간 협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 잠실구장. /OSEN DB
두 번째 문제는 새로 지어지는 돔구장의 유형이다. KBO관계자는 “아직 잠실 돔구장이 어떤 방식으로 건설될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KBO에서는 야구계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G, 두산과 함께 계속 서울시와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처음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 조성 계획을 구상할 때 새로운 야구장을 현재 잠실구장 위치가 아닌 한강변으로 옮긴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KBO를 비롯한 야구계에서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현재 위치에 새로운 야구장을 건설해야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고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여 현재의 계획이 나오게 됐다. 
다만 현재 위치에서 야구장을 건설할 경우 컨벤션 센터, 호텔 등 주변 시설들에 미치는 소음 및 빛공해 때문에 돔구장 건설이 불가피했다. 이 때문에 서울시도 개방형 구장에서 돔구장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아직 잠실 돔구장을 폐쇄형 돔으로 지을지, 개폐식 돔으로 지을지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지는 않은 상태다. 하지만 현재 계획에서는 폐쇄형 돔으로 건설하는 쪽으로 기울은 모습이다. 서울시가 발표한 조감도 등을 보면 새로운 돔구장의 모습은 모두 폐쇄형 돔과 유사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에스콘 필드 홋카이도. /OSEN DB
신축 야구장을 돔구장으로 짓는 경우에는 모두 개폐식 돔으로 건설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가장 최근에 건설된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의 홈구장 글로브 라이프 필드(2020년 개장)과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즈의 홈구장 에스콘 필드 홋카이도(2023년 개장)는 모두 개폐식 돔구장으로 건설됐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이제 폐쇄형 돔은 탬파베이 레이스의 홈구장 트로피카나 필드(1986년 개장)가 유일하다. 오세훈 시장이 방문한 로저스 센터(1989년 개장)는 세계 최초의 개폐식 돔으로 유명하다. 
잠실 돔구장과 가장 많이 비교가 될 에스콘 필드는 여러모로 잠실 돔구장과 유사하다. 니혼햄이 이전에 쓰던 삿포로돔과 달리 삿포로 근교 기타히로시마시에 위치한 에스콘 필드는 기타히로시마시의 부동산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건설된 구장이다. 서울시의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 조성 계획의 일부로 건설되는 잠실 돔구장과 건설 배경이 비슷하다. 또한 에스콘 필드는 잠실 돔구장과 마찬가지로 3만석 규모의 구장으로 건설비용은 600억엔(약 5390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엔화 환율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고려해야겠지만 서울시가 발표한 잠실 돔구장 건설비용 5000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잠실 돔구장의 경우 건설 비용적인 측면에서 오히려 에스콘 필드보다 유리한 점이 있다. 새롭게 부지를 확보해 건설한 에스콘 필드와 달리 기존 야구장을 해체하고 건설을 하기 때문에 부지 매입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 
에스콘 필드 홋카이도. /OSEN DB
에스콘 필드 홋카이도. /OSEN DB
서울시는 돔구장 건설 비용은 모두 민간 투자방식으로 이루어 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발 사업을 맡은 한화 컨소시엄이 건설비용을 모두 투자하는 대신 40년간 구장 운영권을 얻게 된다. LG와 두산이 부담하는 비용은 없다. 이 때문에 폐쇄형 돔에서 개폐식 돔으로 계획을 변경하는데 서울시와 한화 컨소시엄의 협의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잠실 돔구장은 향후 현재 잠실구장의 위상을 이어 받아 한국프로야구를 상징하는 구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고척돔, 청라돔(2028년 개장 계획)에 이어 세 번째로 건설되는 잠실 돔구장이 폐쇄형 돔으로 건설된다면 앞으로 한국에 개폐식 돔이 지어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질 수도 있다. 
야구팬들을 열광시킨 잠실 돔구장이 어떤 모습으로 팬들을 만나게 될지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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