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을 바치겠다"
두산 베어스 토종 에이스 곽빈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영혼을 바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동안 8안타를 맞았으나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8-4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부진했으나 8월25일 SSG전 이후 4경기만에 승리를 따내고 시즌 11승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국내 리그를 접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한다. 팀의 7연승을 선물하고 기분좋게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시즌 22경기에 등판해 11승7패, 121⅓이닝, 평균자책점 2.97를 기록했다. 승리도 올리고 2점대 ERA로 내리는 기분좋은 하루였다.
경기내내 위기 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1회말 1사후 김도영과 나성범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으나 최형우 좌익수 뜬공, 김선빈은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고 이닝을 마쳤다. 2회와 3회에 이어 4회도 1안타씩 내줬으나 집중타를 맞지 않으며 영의 행진을 이어갔다.
5회도 1사후 최원준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으나 김도영을 병살로 유도했다. 6회도 1사후 최형우 좌월 2루타에 이어 김선빈에게 중전안타를 내주고도 실점없이 버텼다. 소크라테스를 유격수 뜬공, 변우혁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매이닝 안타를 맞았지만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노련한 주전포수 양의지의 볼배합 덕도 누렸다. 최고 150km짜리 직구(52구)를 중심으로 슬라이더(24구) 체인지업(14구) 커브(12구)를 섞어 102구를 던졌다. 완급조절 능력 뿐만 아니라 초구부터 적극적인 승부를 펼쳤다. 특히 지난 6일 잠실 경기에서 KIA 타선에게 당한 3⅓이닝 6실점의 부진을 설욕했다.
경기후 "앞선 2경기 결과가 너무 좋지 않았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는데 권명철 코치님, 박정배 코치님은 물론 많은 선배 형들이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기존의 난 1구부터 100구까지 전력투구만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번 등판을 앞두고 완급조절에 신경 썼다. 1~2구는 물론 투스트라이크 이후에도 힘을 빼려고 했다. 또 권명철 코치님께서 슬라이더 던지는 법도 수정해주셨는데 오늘 슬라이더가 잘 들어가니 확실히 편했다"고 승리의 비결을 설명했다.
이어 "데뷔 첫 10승이라는 성과도 있었지만 만족스럽진 않다. 특히 5월에 4주 가까이 팀에서 이탈했던 점이 정말 아쉽다. 2023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 팀이 반드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복귀 후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해 더 높은 곳으로 향하는 데 보탬이 되겠다"고 투지를 보였다.
아시안게임에 남다른 의지도 보였다. "대회 기간이 짧다. 내 영혼까지 바치겠다는 생각이다. 개인의 투구 결과를 떠나 한국야구 발전과 인기 상승에 도움이 되고 싶다. 부담감보단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는데 주위에서 좋은 평가를 해주시는 자체가 영광이다.후반기 기복이 있었지만 팬들께서 끝까지 응원해주셨다. 이제 국가대표로서 안 다치고 좋은 성적 거두고 돌아오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