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분 역대급 중단 후유증은 컸다. 한화 이글스 주축 타자들이 피로를 호소하며 18일 선발 라인업에 대거 변화가 생겼다.
한화 최원호 감독은 1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의 시즌 14차전을 앞두고 중심타자 채은성의 선발 제외 및 노시환의 지명타자 출전을 알렸다.
한화는 지난 17일 KT와의 홈 더블헤더 2차전에서 경기가 우천으로 무려 3시간 24분 동안 중단되는 사태를 맞이했다. 방수포를 덮기 전에 폭우가 쏟아지며 비가 그친 뒤 그라운드 정비 작업에 상당 시간이 소요됐다. 종전 최장 중단 기록은 1시간 56분으로 지난 1987년 8월 15일 대전 삼성-빙그레전, 지난해 7월 23일 대전 KT-한화전에 두 차례 있었다. 공교롭게도 모두 대전에서 진기록이 나왔다.
한화는 이날 이진영(중견수)-문현빈(2루수)-노시환(지명타자)-닉 윌리엄스(우익수)-김태연(3루수)-김인환(1루수)-최재훈(포수)-최인호(좌익수)-이도윤(유격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김재영을 말소하고 김인환을 콜업하며 채은성의 공백을 메웠다.
최 감독은 “채은성의 방망이가 너무 안 돌아간다. 힘들어 보인다. 내일부터 또 6경기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안 좋을 때 휴식을 조금 주려고 한다. 채은성의 대체자가 필요해서 김인환을 콜업했다”라며 “노시환도 힘들다고 해서 김태연을 3루수, 김인환을 1루수로 기용했다. 노시환 또한 최근 타격 밸런스가 좋지 않은데 노시환, 채은성 둘 다 뺄 수 없어 지명타자를 맡게 했다. 채은성은 대타 대기한다”라고 설명했다.
전날 역대급 대혈전의 여파는 생각보다 컸다. 최 감독은 “3경기를 한 느낌이다. 양 팀 타자들 모두 경기 재개 이후 방망이가 돌아가지 않더라”라며 “그라운드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부상자가 나오면 어떻게 책임지려고 하냐는 항의를 했지만 그대로 기다렸다. 프로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려야 하는데 어제는 그야말로 경기를 위한 경기였다. 취소하고 다음에 정상적으로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한화는 이날 그라운드 정비와 선수들 체력 관리를 위해 사전훈련을 자율로 전환했다. 전날과 다르게 한화생명이글스파크의 내야 그라운드는 햇빛을 받아 뽀송뽀송한 상태를 유지 중이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