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29)의 라이벌로 주목을 받았던 볼티모어 오리올스 후지나미 신타로(29)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포스트시즌에 나서게 됐다.
후지나미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 구원등판해 ⅔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을 기록했다.
볼티모어가 2-3으로 지고 있는 9회 마운드에 오른 후지나미는 선두타자 랜디 아로자레나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조쉬 로우에게는 2루타를 맞았고 아이작 파레디스는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조나단 아란다에게는 1루수 땅볼을 유도해 3루주자 로우를 홈에서 잡았다. 후지나미는 2사 1, 3루 상황에서 예니어 카노와 교체돼 이날 등판을 마쳤다. 카노는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볼티모어는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5-4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 탬파베이와의 맞대결을 잡아내면서 93승 56패를 기록한 볼티모어는 지구우승으로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에 직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후지나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큰 기대를 모았다. 투타겸업으로 주목을 받은 오타니와는 드래프트 동기로 프로 입단부터 후지나미와 오타니는 많은 비교가 됐다. 커리어 초반에는 준수한 선발투수로 활약한 후지나미는 성장세가 점점 더뎌졌고 지난 시즌까지 일본프로야구 통산 189경기(994⅓이닝) 57승 54패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반면 오타니는 일본에서도 투타겸업을 성공하며 승승장부했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2018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상, 2021년 아메리칸리그 MVP 등을 수상하며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다. 올 시즌에도 타자로 135경기 타율 3할4리(497타수 151안타) 44홈런 95타점 OPS 1.066, 투수로 23경기(132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로 맹활약했다.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지만 여전히 두 번째 MVP 수상이 유력하다.
후지나미는 부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그리고 오클랜드와 1년 325만 달러(약 43억원)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의 꿈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빅리그의 벽은 높았다. 후지나미는 오클랜드에서 34경기(49⅓이닝) 5승 8패 3홀드 평균자책점 8.57로 고전했고 결국 볼티모어로 트레이드 됐다. 후지나미의 강속구를 눈여겨본 볼티모어는 후지나미를 불펜에서 활용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고 후지나미는 볼티모어의 기대대로 강속구로 타자를 윽박지르며 25경기(26⅓이닝) 2승 평균자책점 3.76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도 최고 101.5마일(163.3km)의 강속구를 뿌리며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오타니는 2018년 에인절스에 입단한 이후 매년 놀라운 활약을 보여줬지만 포스트시즌 무대는 경험하지 못했다. 에인절스가 매년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올해도 에인절스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후지나미는 약팀 오클랜드에서 아메리칸리그 선두 볼티모어로 팀을 옮기면서 데뷔 시즌에 포스트시즌까지 치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