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교체된 선발투수가 현지 언론의 칭찬 세례를 받고 있다. 관록을 장착한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류현진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3연전 3차전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보스턴 3연전 스윕에 기여했다. 토론토는 3연승에 힘입어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류현진의 투구는 2회부터 위기의 연속이었다. 늘 그랬듯 90마일 포심패스트볼에 싱커, 커브, 커터,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웠지만 결정구이자 주무기인 커브와 체인지업이 보스턴 타자들의 먹잇감이 되며 투구수가 많아졌고, 5회를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기록에서 알 수 있듯 실점은 없었다. 4⅔이닝 소화에도 평균자책점을 2.93에서 2.62로 낮춘 이유다.
2회 선두 라파엘 데버스(내야안타), 아담 듀발(2루타)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무사 2, 3루 위기에 처했다. 류현진은 당황하지 않고 후속 파블로 레예스 상대 내야땅볼을 유도하며 유격수 보 비셋이 홈을 택하는 야수선택 도움을 받았다. 이어 트레버 스토리를 중견수 뜬공, 바비 달벡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1점의 리드를 안은 3회 또한 무사 2, 3루로 출발했다. 선두 리즈 맥과이어(중전안타)와 세단 라파엘라(2루타) 상대로 또 다시 연속 안타를 헌납한 것. 이번에는 롭 레프스나이더를 좌익수 뜬공, 저스틴 터너를 3루수 땅볼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고, 데버스의 볼넷으로 계속된 2사 만루에서 듀발을 90.3마일(145km) 포심패스트볼을 이용해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보냈다.
4회 2사 1, 3루 또한 맥과이어의 병살타로 극복한 류현진은 여전히 1-0으로 앞선 5회 1사 후 레프스나이더를 내야안타로 출루시켰다. 이어 터너 상대 커터를 결정구로 사용해 삼진을 기록했으나 데버스를 만나 6구 끝 볼넷을 허용했고, 승리 요건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이미 가르시아와 교체됐다. 투구수는 83개(스트라이크 54개).
5회를 채우지 못하며 4경기 연속 시즌 4번째 승리가 불발됐지만 류현진은 현지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캐나다 언론 ‘스포츠넷’은 경기 후 “류현진은 3회 무사 2, 3루 위기에 직면했지만 스스로 힘든 상황을 극복했다. 데버스의 볼넷으로 계속된 만루에서 듀발을 우익수 뜬공 처리했다”라고 류현진의 위기관리능력을 조명했다.
미국 ‘CBS스포츠’는 “류현진은 이날 5회를 채우지 못했지만 보스턴 타선을 물리치는 데 성공했다”라며 “류현진은 8월 초 토미존 수술에서 돌아와 선발 9경기 동안 44⅔이닝을 소화하며 3승 3패 평균자책점 2.62의 안정감을 뽐내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캐나다 언론 ‘TSN’도 류현진의 관록투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매체는 “또 한 번 위기 상황을 능숙하게 관리하는 류현진의 능력이 입증됐다. 2회와 3회 보스턴 상대로 연달아 무사 2, 3루 위기에 처했지만 두 차례 모두 아웃카운트 3개를 연달아 잡으며 실점하지 않았다. 이어 주자가 3루에 위치한 4회를 병살타로 종료시켰다. 보스턴은 잔루 12개에 득점권 14타수 1안타로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평가했다.
토론토는 하루 휴식 후 20일부터 뉴욕에서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원정 3연전을 치른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24일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가 유력하다.
토론토는 최근 3연승을 달리며 83승 67패,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2위로 올라섰다. 와일드카드 1위는 탬파베이(92승 59패)로 토론토에 8.5경기 앞서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텍사스는 최근 클리블랜드에서 3연패, 82승 67패로 토론토에 0.5경기 뒤진 와일드카드 3위가 됐다. 시애틀도 LA 다저스에 3연패를 당하며 81승 68패, 토론토에 1.5경기 뒤처지게 됐다. 텍사스는 보스턴과 3연전, 시애틀은 오클랜드와 3연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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