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맷 월드론(26)이 너클볼러로는 거의 5년 만에 메이저리그 승리투수가 됐다.
월드론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5⅓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월드론의 데뷔 첫 승리다.
월드론에게 데뷔 첫 승은 분명 의미가 있는 기록이지만 메이저리그에도 월드론의 승리는 의미가 있다. 2018년 9월 21일 보스턴에서 뛰던 스티븐 라이트가 양키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이후 거의 5년 만에 나온 너클볼러의 메이저리그 승리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은 “이날 경기는 단순히 샌디에이고의 승리가 아니었다. 26살 우완투수 월드론의 데뷔 첫 승리였다. 그리고 너클볼러가 빅리그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꽤나 오랜만이다. 정확히 말하면 거의 5년 만의 승리다”라고 월드론의 승리를 조명했다.
월드론은 “꽤나 특별한 일이다. 나는 이런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랐다. (올 시즌) 좀 더 빨리 해내기를 바랐다. 그래도 정말 기분이 좋다. 그리고 내가 조금 더 팀에 기여를 한 것 같다. 팀에 헌신한 것 같고 그건 좋은 일이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너클볼은 점점 구속이 빨라지고 있는 메이저리그 환경에서 점점 찾아보기 어려운 공이 되어가고 있다. 공의 회전수와 회전효율을 극대화 하려는 현대야구의 흐름에서 느리고, 회전을 없애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너클볼은 투수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팀 웨이크필드, R.A. 디키 등 너클볼러의 계보는 명맥을 유지했지만 스티븐 라이트가 금지약물적발로 인해 8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이후 내리막길을 걷다가 2019년을 마지막으로 빅리그에서 모습을 감춘 이후 약 4년 동안 빅리그에서 너클볼러는 보기 힘들었다.
월드론도 평범한 너클볼러는 아니다. 많은 너클볼러가 너클볼을 제대로 구사하기 위해 너클볼을 집중적으로 던지는 반면 월드론은 너클볼, 포심, 싱커, 슬라이더, 커터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올 시즌 너클볼 구사 비율은 26.5%에 불과하다. 이날 경기에서는 너클볼(34구)-포심(17구)-슬라이더(14구)-커터(10구)-싱커(10구)를 구사했다.
MLB.com은 “월드론은 전형적인 너클볼러는 아니다. R.A. 디키나 팀 웨이크필드 같은 너클볼러들은 거의 너클볼만 구사했다. 그리고 월드론의 너클볼 평균 구속 76.2마일(122.6km)보다 느린 너클볼을 던졌다. 그럼에도 월드론의 너클볼은 같은 효과가 있다. 떠다니고, 다이빙하고, 타자가 예측하기 어려운 움직임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샌디에이고 밥 멜빈 감독은 “너클볼은 월드론에게 정말 좋은 구종이 됐다. 너클볼은 그의 직구를 더 위력적으로 만든다. 그의 변화구를 더 위력적으로 만든다. 그는 조금씩 필요한 곳에 너클볼을 충분히 던지고 있고 모든 것을 조금씩 더 좋게 만들고 있다”라고 월드론의 너클볼을 높게 평가했다.
“월드론은 어린 시절 그의 쌍둥이 형제와 함께 뒷마당에서 너클볼을 던졌다. 비디오게임에서 너클볼의 움직임을 좋아했기 때문이다”라고 월드론이 너클볼을 던지기 시작한 이유를 밝힌 MLB.com은 “월드론은 다른 대부분의 너클볼러처럼 자신의 다른 구종들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너클볼이 다른 구종들을 더 강력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타자들이 너클볼을 생각하면 91마일(146.5km) 포심이 더 빠르게 느껴진다. 슬라이더와 커터의 움직임은 더욱 예상하기 힘들어진다”라고 너클볼의 효과를 분석했다.
월드론은 “너클볼이 좋아질수록 내 다른 구종들이 강해진다. 너클볼이 다른 길을 열어줬다. 물론 나는 더 노력하고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려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메이저리그는 정말 힘든 리그다. 경기 수준도 대단하다. 나는 그저 기반을 다지고 더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라며 앞으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