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NE=광주, 이선호 기자] 이승엽 두산 감독의 용병술이 연일 적중하고 있다.
두산은 17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에서 8-3으로 승리했다. 파죽의 6연승을 질주하고 최소 5위를 확보했다. 라울 알칸타라가 6이닝 3실점을 호투했고 불펜도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강승호, 박준영, 양의지가 홈런포를 날리는 등 13안타를 집중시켜 낙승을 거두었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승엽 감독의 용인술이었다. 박세혁의 보상선수 박준영을 앞세워 KIA를 상대로 연이틀 귀중한 승리를 이끌었다. 이 감독이 원하는대로 결정적인 타격으로 부응했다.
이날 이승엽 감독은 타격이 부진한 좌타자 김재환을 빼고 박준영을 8번 지명타자로 기용했다. 이유는 KIA 선발투수 토마스 파노니였다. 지난 6일 잠실경기에서 6이닝동안 3안타에 그치며 득점에 실패했고 팀은 패했다.
이 감독은 "저번에는 손도 쓰지 못했지만 두 번째에서는 좋아질 것이다. 이번에도 질 수 없다. 오늘은 김재환을 뺐다. 대신 박준영을 선발기용한다. 앞선 경기에 잘했고 공도 잘 골랐다. 먼저 내보낸다"고 설명했다.
박준영은 3회 첫 타석은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그러나 2-1로 앞선 5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파노니의 몸쪽 높은 직구를 끌어당겨 110m짜리 솔로아치를 그렸다. 두산은 박준영 홈런의 기세를 몰아 조수행 안타, 정수빈의 번트안타에 이어 양석환의 중월 2루타로 두 점을 보태 승기를 쥐었다.
앞선 15일 경기에서도 이 감독은 5-6으로 뒤진 8회초 대타 박준영을 내보내 최지민을 상대로 좌월 솔로홈런을 이끌어냈다. 극적인 동점포였다. 기세를 몰라 두산은 9회초 마무리 정해영을 상대로 2점을 뽑아 8-6 역전극을 연출했다.
이승엽 감독은 박준영이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자 주먹을 불끈 쥐며 크게 환호했다. 박준영을 적재적소에 기용한 것이 모두 연승의 결과로 나타났으니 그 기쁨이야 최고였다. 이 감독은 전날에는 "내가 홈런 친 것 보다 기뻤다"라고 각별한 마음을 표시했다.
경기후 박준영은 "2경기 연속 홈런보다 팀 연승을 하는데 보탬이 된 것 같아서 기쁘다. 첫 타석에서 몸쪽으로 승부가 많이 들어와서 두번째 타석에서는 바깥쪽은 버리고 가까운 쪽만 노렸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야구하면서 지명타자 선발 출장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타격에서 어떻게든 도움이 되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경기 전 감독님께서 최소 2번 이상 출루하자고 말씀하셨는데 한 번밖에 나가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배고픔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주어진 기회 안에서 최선을 다해 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되겠다. 오늘도 먼 길까지 와주신 팬분들의 열렬한 응원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항상 감사드린다"고 약속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