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치게 된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내년 시즌 에인절스 잔류가 아닌 이적을 택할 것이란 현지 전망이 나왔다. 시즌아웃 발표에 앞서 라커룸 짐을 먼저 싼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에인절스 구단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오타니를 열흘짜리 부상자명단에 등재하며 시즌 아웃을 공식화했다. 페리 미나시안 에인절스 단장은 에인절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타니가 우측 옆구리 근육에 지속적으로 통증을 느끼고 있다. 이에 올 시즌을 조기에 마치기로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오타니는 조만간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다. 미나시안 단장은 “오타니는 2024시즌을 위해 팔꿈치 수술을 받을 것이다. 다만 해당 수술이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이 될지, 아니면 다른 부위를 수술할지는 아직 모르겠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투타겸업의 오타니는 지난달 24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투구 도중 팔꿈치를 다쳐 조기 강판됐다. 병원 검진 결과 우측 척골 측부 인대 손상 소견을 받으며 투타겸업이 중단됐다. 이후 타자에만 전념하던 그는 5일 볼티모어전에 앞서 타격 훈련 도중 옆구리 통증을 호소했고, 11경기 연속 경기에 뛰지 못했다 에인절스 필 네빈 감독의 “하루 이틀이면 회복이 가능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부상이 장기화됐다.
그런 가운데 전날 에인절스타디움 클럽하우스의 오타니 라커가 깨끗하게 정리된 모습이 포착되며 그의 향후 거취에 이목이 집중됐다. 현지 복수 언론이 오타니의 시즌 아웃을 예상한 가운데 에인절스 구단은 이튿날 예상대로 오타니의 부상자 명단 등재와 함께 시즌 조기 마감을 발표했다.
에인절스와의 동행이 부상이라는 결말로 마무리된 오타니. 이제 내년 시즌 FA 자격을 얻는 그의 행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도쿄스포츠는 “자신의 라커를 정리한 오타니는 다가오는 오프시즌 타 구단 FA 이적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대로 에인절스를 떠날 것이란 전망이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에인절스 구단은 오타니의 라커 정리를 두고 “오타니는 빨리 팀으로 복귀하고 싶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 같다. 시즌 아웃이 되더라도 2024시즌을 얼른 준비해야하기 때문에 빠르게 짐을 싼 것”이라며 “최대한 빨리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마치고 내년 시즌을 준비할 것이 분명하다. 그는 우리의 일원이다”라고 긍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그러나 도쿄스포츠는 이에 대해 “메이저리그 관계자들 사이에서 에인절스의 전망이 너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라며 “오타니는 ‘화려한 9월을 보내고 싶다”라고 했지만 팀은 계속 경기를 내줬다. 부상자가 속출했고, 거듭된 전력 보강 실패로 인해 결과가 거듭 좋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15일에는 지구 우승 가능성까지 완전히 소멸됐다“라고 비관적인 어조를 풍겼다.
이어 메이저리그 한 관계자의 멘트를 인용해 “에인절스가 필사적으로 은폐하고 있지만 오타니와 구단 사이에 간격이 생긴 건 분명하다. FA가 되면 그는 에인절스를 떠날 것이다. 9월 4일 오클랜드전이 결과적으로 에인절스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A를 앞둔 오타니는 LA 다저스, 뉴욕 양키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보스턴 레드삭스 등 수많은 구단이 이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 언론 사이에서는 오타니가 5억 달러(약 6655억 원)가 넘는 사상 최고액 계약에 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위의 관계자는 “오타니가 팀 동료들에게 이별도 고하지 않고 짐을 싸서 나간 건 에인절스에 미련을 남기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며 오타니의 내년 시즌 이적을 예상했다.
/backligh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