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결국 시즌 아웃됐다. 조만간 팔꿈치 수술을 받을 예정으로 2018년부터 이어져온 에인절스와 6년 인연도 이렇게 종지부를 찍을 듯하다. FA가 되는 오타니의 이적이 확실시되지만 에인절스는 아직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한 모습이다.
‘MLB.com’을 비롯해 미국 현지 언론들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일제히 오타니의 시즌 아웃 소식을 전했다. 지난달 24일 신시내티 레즈전을 끝으로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손상돼 투수로서 시즌을 접은 오타니는 지명타자로 계속 뛰었으나 오른쪽 옆구리를 다쳐 지난 5일부터 결장 중이었다.
에인절스의 가을야구가 일찌감치 물건너갔지만 오타니는 남은 시즌 완주를 위해 복귀를 준비했다. 그러나 몸이 더는 받쳐주지 못했다. 전날(16일) 에인절스타디움 클럽하우스 개인 라커에 짐을 다 빼면서 시즌 아웃을 예고했고, 17일 구단에서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날 오타니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홈경기가 열린 에인절스타디움에 왔고, 경기 내내 3루 덕아웃에서 동료 선수들과 함께했다. 하지만 시즌 아웃 발표는 페리 미나시안 에인절스 단장이 했다.
미나시안 단장은 “어제 오타니의 옆구리를 MRI 검사했다. 아주 미세한 염증이 확인됐고, 의사와 상의한 뒤 시즌을 끝내기로 결정했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팔꿈치 수술을 할지는 나중에 알려줄 것이다. 오타니도 가능한 빨리 알리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지난 2018년 10월 첫 토미 존 수술을 받았는데 이번에 손상된 인대는 그때와 다른 부위라 토미 존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수술 방법과 시기는 발표를 미뤘다.
정규시즌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오타니가 라커에 자신의 짐을 뺀 것에 대해서도 미나시안 단장은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수술로 그의 시즌이 끝났고, 2024년 복귀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다. 오늘도 내일도 그는 야구장에 나올 것이고, 시즌 마지막 경기 때도 온다”고 답했다.
이어 미나시안 단장은 “오타니는 훌륭한 선수이자 훌륭한 사람이다. 그와 이야기를 나눠본 사람들은 그가 팀을 사랑하는 선수라고 말할 것이다. 특별한 선수이기도 하고, 그와 몇 년 동안 알고 지내는 것도 영광이다”며 “야구장에서 오타니처럼 할 수 있는 선수가 또 있을까 싶다. 하지만 그를 가장 높이 평가하는 것은 준비성이다. 존경한다”고 말했다.
시즌 후 FA가 되는 오타니는 에인절스를 떠날 게 기정사실이다. 우승 전력의 팀으로 이적할 것이 유력하지만 에인절스는 아직 재계약에 대한 희망,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미나시안 단장은 “오타니는 이곳에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역대 최고의 3년을 보냈다. 팀원들과 팬 그리고 팀과 함께한 시간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크고, 소통도 잘 이뤄졌다. 오타니가 오랫동안 이곳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