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4회 도루왕에 빛나는 LG 박해민(33)이 10년 연속 20도루를 달성했다. KBO 역대 2번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박해민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와 홈 경기에 9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3타수 1안타 2득점와 함께 뜻깊은 도루를 기록했다.
3회 첫 타석에서 2루수 땅볼로 물러난 박해민은 5회 2사 후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홍창기 타석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성공했다. 시즌 20번째 도루. 이후 홍창기의 적시타로 득점까지 올렸다.
박해민은 10시즌 연속 20도루 기록을 세웠다. 정근우(은퇴)의 11시즌 연속 20도루(2006년~2016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박해민은 2013년 KBO리그에 데뷔했고, 2014년 5월 4일 대구 NC전에서 첫 도루를 성공했다. 2014시즌 36개로 도루 부문 5위로 마쳤다. 2015시즌 60도루로 생애 첫 도루왕을 차지했다. 2018시즌까지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매 시즌 도루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도루 장인으로 명성을 쌓아갔다. 개인 통산 362도루로 역대 10위, 현역 선수 중에서는 2위에 올라 있다.
박해민은 경기 후 “기록은 알고 있었다”며 “그러네 오늘 아니더라도 한 개 정도는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꼭 오늘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LG는 선수단 패밀리데이 행사를 열어, 선수단 가족들을 초청했다. 박해민은 “부모님과 와이프, 아이가 함께 왔다”고 말했다.
도루는 박해민의 대표적인 장점이다.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 박해민은 “항상 그라운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려고 하고, 어쨌든 도루를 못하면 내가 야구를 하는 인생에서 어떻게 보면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해 열심히 달린 게 10년 연속 20도루를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대기록 소감을 말했다.
10년이 시간을 돌아보는 느낌을 묻자, 박해민은 “10년 연속 20도루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서 그걸 목표로 잡고 뛰진 않았지만, 이렇게 차곡차곡 쌓여서 10년 연속 20도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 되게 뿌듯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근우의 기록에 한 시즌 차이로 다가섰다. 박해민은 “깨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도루라는 게 개인만 생각해서는 할 수 없는 거니까, 팀도 생각을 해야 되는 부분이니까, 그런 부분을 잘 생각을 하면서 내 장점을 살리는 쪽으로 하면 11년 연속 타이도 할 수 있고, 그 기록도 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루에 욕심을 내면 팀에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야구를 하면 (기록은)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염경엽 감독이 부임하면서 LG는 '뛰는 야구'를 강조하고, 선수들에게 도루를 적극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박해민이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 박해민은 “감독님 임기가 딱 2년 남으시긴 했는데. 2년 동안 하면 신기록이 된다”라고 웃으며 “다치지만 않으면 (12년 연속 신기록)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은 하고 있다” 말했다.
많은 경험과 축적된 도루 노하우는 20대 젊은 선수들의 스피드와 경쟁에서 뒤지지 않는다. 박해민은 "욕심나는 기록들이 또 있기는 하다. 도루왕 5번은 김일권 선배님 딱 한 분 밖에 없어서, 그것도 해보고 싶은 욕심은 있다. 일단 올 시즌은 잘 해서 우승부터 해놓고, (베이스 확대, 견제 제한 등) 야구가 그런 방향으로 바뀐다고 하면 내년에는 다시 한 번 도루왕에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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