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았던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삼성)은 16일 현재 7승 6패 평균자책점 3.17을 기록 중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고 소속 구단에 복귀하면 등판 기회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10승 달성은 물 건너갔다.
아쉽게도 3년 연속 두 자릿수 사냥은 무산됐지만 의미를 부여할 만한 시즌이라고 여겼다. 그는 "10승을 달성하지 못한 게 많이 아쉽지만 지난해보다 평균자책점(3.92→3.17)이 좋아졌고 퀄리티스타트(17회)도 많이 하는 등 세부 지표가 더 좋아졌기 때문에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퀄리티스타트는 선발 투수의 평가 잣대.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퀄리티스타트를 많이 달성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내심 20개를 채우고 싶기도 했는데 비가 와서 경기가 중단되기도 하고 아쉬운 경기도 있었다. 아시안게임 일정 등을 고려하면 17차례 달성도 선방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강)민호 형과 항상 '오늘도 퀄리티스타트만 하자'는 이야기를 나눈다. 선발 투수가 경기를 만들어준다는 표현을 하는데 저는 경기를 만들어놓고 내려오면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기분 좋았던 시즌이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데뷔 후 최다 기록인 165⅓이닝을 소화한 원태인은 올 시즌을 앞두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참가하는 등 어느 해보다 긴 시즌을 소화 중이다. 그는 "솔직히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다. 등판일이 되면 다시 힘이 나고 경기가 없는 날에는 열심히 훈련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한다. 힘들어도 선수라면 돈받고 뛰니까 열심히 해야 한다"고 씩 웃었다.
원태인은 이어 "힘들 때 어떻게 버티는지도 알고 몸은 힘든데 공은 갈수록 좋아지는 느낌이다. 민호 형도 그렇고 상대팀 타자들에게도 물어보면 지금껏 본 거 가운데 요즘이 가장 좋다고 하더라. 저도 그렇게 느끼고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자신감이 계속 쌓이고 그게 경기에서 나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원태인은 야구가 없는 월요일에도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과 함께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나와 개인 훈련을 소화한다.
"선수마다 그날 해야 하는 게 무조건 있다. 그걸 안 하면 불안하기도 하고 다음날로 미루게 되면 패턴이 바뀐다"고 밝힌 원태인은 "월요일 푹 자고 오후 늦게 나와서 하면 되니까 괜찮다. 개인 훈련과 사우나를 마치고 집에 가서 잘 먹고 쉬면 그게 재충전"이라고 여겼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핵심 선발로 기대를 모으는 원태인은 "만나는 선수들마다 '너밖에 없다'고 하더라. 저보다 나이 많은 형들 조차 그렇게 이야기한다"면서 "저는 홍콩전 선발을 생각하고 있는데 다들 제게 '너밖에 없다'고 하니까 잘 만들어 가야 한다. 태극마크를 달게 되면 없던 힘도 다시 나오니까 다들 대표팀에 합류하게 되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