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투수가 10승을, 신인 타자가 20홈런을 돌파했다. 끊임없이 특급 선수가 나오는 LA 다저스가 또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정상에 다다르고 있다.
다저스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를 6-3으로 승리했다. 89승57패(승률 .610)로 NL 서부지구 1위를 굳건히 한 다저스는 우승 확정 매직넘버를 '2'로 줄였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자 2013년부터 최근 11년 사이 10번째 지구 우승이 눈앞에 왔다.
이날 승리투수가 된 선발 바비 밀러(24)는 데뷔 첫 해부터 10승을 달성했고, 외야수 제임스 아웃맨(26)은 풀타임 첫 시즌에 20홈런을 넘기며 투타에서 승리 주역이 됐다.
밀러는 5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3실점 역투로 최근 3연승과 함께 시즌 10승(3패)째를 수확했다. 최고 100.4마일(161.6km), 평균 99.1마일(159.5km) 포심 패스트볼(27개) 뿐만 아니라 체인지업(22개), 커브(19개), 싱커(16개), 슬라이더(6개)를 구사했다. 강속구만큼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가 잘 먹혔다.
지난 2020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9순위로 지명된 우완 유망주 밀러는 5월24일 콜업을 받아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개막 이후 7주가 지난 시점에서 올라왔는데 데뷔전부터 3연승을 거두며 빠르게 적응했고, 19경기 만에 10승 고지를 밟았다. 평균자책점은 4점대(4.02)이지만 투구 내용은 기록보다 좋다. 107⅓이닝 동안 삼진 99개를 잡아내며 볼넷은 30개만 내줬다. 파이어볼러들에게 흔하게 보이는 ‘볼질’이 드물다. 시원시원하게 공격적으로 붙는다.
다저스는 지난해 8월 토미 존 수술을 받은 워커 뷸러를 비롯해 더스틴 메이, 토니 곤솔린까지 팔꿈치 부상으로 전부 시즌 아웃됐다. 훌리오 유리아스는 가정폭력 혐의로 행정 휴직 처분을 받아 사실상 ‘손절’ 수순을 밟고 있고, 클레이튼 커쇼도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밀러가 포스트시즌 1선발로 낙점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시애틀전 종료 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밀러가 디비전시리즈 1~2차전 중으로 선발등판할 것이다”며 믿음을 보냈다.
마운드에 밀러가 있다면 타선에는 아웃맨이 있다. 이날 5-3으로 앞선 9회 우완 트렌트 손튼의 4구째 바깥쪽 낮게 잘 제구된 93.7마일(150.8km)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앙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훌쩍 넘겼다. 타구 속도 105.1마일(169.1km), 비거리 410피트(125.0m). 승부에 쐐기를 박은 솔로포로 아웃맨의 시즌 20호 홈런이었다.
다저스 신인 타자로는 역대 10번째 20홈런으로 지난 2017년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 이후 6년 만이다. 지난해 다저스가 벨린저를 논텐더 방출하며 과하게히 포기한 것도 중견수 아웃맨의 빅리그 데뷔 준비가 끝났기 때문이었다. 벨린저가 올해 컵스에서 부활했지만 아웃맨도 137경기 타율 2할4푼8리(432타수 107안타) 20홈런 65타점 15도루 OPS .789로 활약하며 주전 중견수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