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는 야구가 흔들리는가?
가을 신바람을 냈던 KIA 타이거즈가 3연패에 빠졌다. 15일 두산 베어스와의 광주경기에서 접전을 펼치다 6-8로 무릎을 꿇었다. 9연승을 질주하다 잠시 2연패를 당했다. 다시 3연승을 반등에 성공했으나 3연패로 뒷걸음했다. 5위로 내려앉았고 두산과 승차도 없다.
막강 타격을 앞세워 기세등등했던 KIA가 아니다. 지키는 야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원인은 나성범과 박찬호의 부상이었다. 나성범은 10일 LG과의 광주경기에서 자신의 파울타구에 왼쪽 발가락을 맞았다. 타격에는 지장이 없으나 수비가 원할하게 되지 않았다. 그래서 지명타자로 나섰다.
나성범 대신 최형우가 좌익수로 나섰다. 붙박이 지명타자로 돌아선 이후에는 가끔 외야를 본다. 15일 두산전에서 좌익수로 출전해 1회초 1사후 김재호의 깊숙한 타구를 펜스까지 쫓아갔으나 아깝게 놓쳤다. 아무래도 펜스를 의식할 수 밖에 없었다. 이 타구는 2루타가 됐고 1실점으로 이어졌다.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1루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손가락을 다친 박찬호의 부상도 수비에 주름살을 안겼다. 3루수 김도영이 대신 유격수로 뛰고 있다. 3유간을 빠지는 깊숙한 타구를 걷어내 잘 처리하는 등 수비는 큰 문제가 없었다. 대신 3루수로 나선 최정용이 낯선 환경탓인지 실수가 나왔다.
13일 광주 롯데전에서는 무사 만루에서 완벽한 병살성 타구를 잡고 서두르다 실패해 실점했다. 15일 두산전은 1회1사후 양석환의 강습타구를 잡지 못했다. 5회는 1사1루에서 김재환 타석에서 시프트를 위해 유격수 쪽으로 이동했다 3루 귀루를 하지 않아 1루주자 양의지의 무혈 입성을 막지 못했다. 전문 3루수가 아닌데다 출장기회가 적다보니 감각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결국 수비에서 미세한 실수들이 실점으로 연결되며 패인으로 이어졌다.
더군다다 박찬호가 빠지면서 공격에서도 테이블세터진에 균열이 커졌다. 김도영이 리드오프로 나서고 있지만 2경기에서 각각 2타수 무안타 1볼넷, 5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2경기에서 안타는 없었고 1출루에 그쳤다. 박찬호가 출루하면 김도영이 2번타자로 뒤를 받치며 빅이닝을 이끌었던 시스템이 사라졌다.
결국은 나성범이 우익수로 나서야 외야진의 안정감이 생긴다. 소크라테스가 중견수 혹은 좌익수로 나서고 최원준, 이우성, 이창진 등이 나머지 한 자리를 돌아가며 맡아야 문제가 없다. 3루수는 2군에 내려간 변우혁이 16일부터는 콜업이 가능해 보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막강한 공격력도 중요하지만 허튼 실점을 줄이는 수비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절감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