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는 최하위 후보라는 평가를 딛고 당당히 상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경쟁이 가능하게 한 이유는 강력한 에이스 투수인 에릭 페디였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의 5선발 자원으로 활약했던 페디는 방출되자마자 접근한 NC의 제안을 받아들여 올해 KBO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리고 페디는 KBO 생태계를 교란하는 존재라는 칭호를 받으며 리그를 압도하고 있다.
25경기 18승6패 평균자책점 2.21(150⅔이닝 37자책점), 169탈삼진, 퀄리티스타트 17회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현재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2011년 윤석민 이후 12년 만의 투수 트리플크라운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현재 NC는 65승53패2무로 3위에 올라 있다. 2위 KT를 0.5경기 차이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2위 추격에도 진심이지만 그렇다고 4위 SSG, 5위 KIA, 6위 두산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SSG와는 3경기 차이, KIA, 두산과는 3.5경기 차이다. 방심할 수 없는 승차다.
SSG와 5차례의 잔여경기가 남은 게 부담이지만 10월 초에 잡혀있기에 당장 신경쓰지는 않아도 된다. 하지만 KIA와 두산과의 맞대결은 당장 눈앞이다. 특히 19~20일 잠실에서 두산을 만난다. 태너 털리-이재학이 선발 출격한다. 이후 21일 키움, 22일 LG를 상대한 뒤 23~24일 창원에서 다시 두산과 2연전을 치른다.
두산 2연전 이후인 26~28일에는 KIA와 더블헤더가 포함된 4연전이 예고되어 있다. 올해 NC의 순위가 어느 위치에 있을지를 가늠할 수 있는 두산, KIA 6연전이다. 순위 싸움의 분수령에서 선발진을 어떻게 꾸리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페디의 등판 횟수와 순번을 어떻게 할지를 NC는 고심하고 있고 논의하고 있다.
강인권 감독은 “사실 로테이션을 조정하게 된다면 페디인데…”라고 말 끝을 흐리면서 “페디와 얘기를 해봐야 한다. 16일에 던지고 하루 더 휴식을 주고 두산전(23일)에 던지면 KIA전(28일)에 4일 휴식을 하고 들어가게 된다. 내일 한 번 조정을 할까 했지만 페디 본인은 지금의 5일 휴식 턴을 그대로 지켰으면 한다고 얘기를 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다시 한 번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두산과 KIA를 연달아 만나는 6연전 중 페디를 두 번 내세우게 되면 NC 입장에서는 더할나위 없는 시나리오다. 페디는 올해 두산전 2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1.50(12이닝 2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KIA를 상대로는 올해 7실점 경기를 펼치면서 3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3.71(17이닝 7자책점)으로 좋지 않다. 하지만 페디의 복수심이 불타오를 것이다.
그러나 NC의 계획은 모두 페디가 최종 OK 사인을 내려야 가능하다. 등판 간격이 들쑥날쑥해지면 컨디션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 등판 일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페디가 OK 사인만 내려준다면 NC는 정규시즌 막판 레이스에 천군만마를 얻게 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