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투타겸업 신인 전미르(18)가 프로에서도 투수와 타자를 모두 할 수 있을까.
롯데는 지난 1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경북고 에이스 전미르를 지명했다. 투타에서 모두 두각을 보인 전미르는 올해 투수로 18경기(67⅔이닝) 5승 1패 평균자책점 1.32, 타자로 27경기 타율 3할4푼6리(81타수 28안타) 3홈런 32타점 22득점 2도루 OPS 1.032을 기록하며 투타에서 모두 맹활약했다.
롯데 성민규 단장은 “전미르는 모두가 아는 것처럼 투타를 모두 할 수 있는 뛰어난 운동능력이 있어서 고민없이 1픽으로 지명했다. 그리고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승부욕에 높은 점수를 줬다”라고 전미르를 지명한 이유를 설명했다.
롯데는 전미르가 프로에서도 투타겸업을 계속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미르 역시 “구단에서 한 포지션을 정해주신다면 그럴 수밖에 없다”라면서도 “기회를 주신다면 투수와 타자를 모두 해보고 싶은 생각은 있다. 할 수 있다면 투타겸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투타겸업 의지를 내비쳤다.
이종운 감독대행은 지난 15일 인터뷰에서 “우리가 1번으로 뽑은 전미르는 투타에서 대단한 선수로 보인다. 몇 경기를 봤는데 변화구 각도도 좋아서 바로 실전에 투입돼도 괜찮은 선수로 보였다”라며 전미르의 지명을 반겼다.
그동안 KBO리그에서 투타에 모두 재능을 보이는 선수는 많았다. 나성범(KIA), 강백호(KT), 김대한(두산), 장재영, 김건희(이상 키움) 등 많은 유망주가 있었지만 대부분 프로에서는 하나의 포지션에 집중했다. 키움은 올해 장재영과 김건희에게 투타겸업 기회를 줬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결국 장재영은 투수, 김건희는 타자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전미르가 어떻게 될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라고 말한 이종운 감독대행은 “일단 팀에 합류한 뒤에 어느 포지션에 적합할지를 봐야한다. 투수를 할지 야수를 할지는 팀 상황도 맞아떨어져야 한다”라며 전미르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은 언급은 피했다.
“물론 투타를 모두 잘하면 쓰임새가 많을 것이다”라고 말한 이종운 감독대행은 “선수들이 부담이 클 것이다. 힘들어서 제대로 경기를 할 수 있을까 싶다.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아마추어에서 투타겸업을 하는 것과 프로에서 투타겸업을 하는 것은 질적으로 다르다. 나중에는 하나만 하는 것이 나을거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투타겸업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의 대성공 이후 전세계적으로 투타겸업 열풍이 불었지만 제대로 된 투타겸업 선수는 오타니 이후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오타니마저 최근 팔꿈치 부상과 옆구리 부상을 당해 투수는 물론 타자로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종운 감독대행은 “오타니처럼 투타겸업을 하는 것은 진짜 특별한 일이다. 오타니가 정말 대단한 선수인 것이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타격도 잘하고 투수도 잘하는 것은 말그대로 만화에서 나오는 주인공 같은 것이지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분명 투타겸업이 어려운 일은 맞지만 전미르가 어떻게 성장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이종운 감독대행은 “나도 경기 영상을 보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 선수를 판단하기는 힘들다. 우리 팀에 와서 연습을 해보면 어떤 선택이 더 좋을지 우리 코치님들과 전문가들이 보면 알지 않을까 싶다”라며 전미르의 성장을 기대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