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주자가 심판과 부딪혀 아웃당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일어났다. 주연 이우성이었고 조연은 나광남 심판위원과 두산 3루수 허경민이었다.
상황은 0-1로 뒤진 KIA 2회말 공격에서 벌어졌다. 선두타자 최형우가 우중간 담장을 맞히는 2루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진 김선빈의 투수 앞 땅볼이 나와 1사3루가 됐다.
이우성이 힘껏 당겼으나 3루수 앞으로 굴러가는 땅볼이었다. 3루주자 최형우는 옴싹달싹하지 못하고 베이스에 머물렀다. 3루수 허경민이 1루에 빠르게 송구했다.
그런데 송구가 옆으로 빠지고 말았다. 이 틈에 3루주자 최형우가 홈을 밟아 동점을 만들었다. 타자주자 이우성은 1루를 밟고 2루로 가기 위해 몸을 틀어 질주하다 그만 나광남 1루 심판과 부딪혔다.
이우성과 나 심판위원이 동시에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이우성은 2루를 가려는 명백한 의지가 있었다. 두산 1루수가 볼을 잡아 이우성을 태그아웃됐다.
이우성은 볼이 빠지는 것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2루로 돌진하다 부딪혔다. 나 심판위원도 볼을 보려다 달려오는 이우성을 미쳐 피하지 못했다. 결국은 1사2루가 될 상황이 2사 주자 없음으로 바뀌었다.
결과적으로 KIA에게는 불운이었고 두산에게는 행운이었다. 좀처럼 주자와 심판이 부딪히는 일이 없다. 초반 경기 흐름에 영향을 미칠만한 미묘한 충돌사고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