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선수를 뽑아달라” 드래프트 98순위와 108순위, 제2의 문성주가 될 수 있을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9.15 14: 40

 LG 트윈스는 14일 열린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약간은 소외(?)됐다.
LG는 1라운드 지명권을 지난 7월말 키움 최원태를 데려오면서 이주형, 김동규와 함께 트레이드 카드로 키움에 양도했기 때문이다.
차명석 단장은 다른 9개팀 단장들과는 달리 1라운드 선수를 지명한 후 선수에 대한 격려, 소감을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2024 KBO리그 신인드래프트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다. 무대 위에서 LG 트윈스 포토타임이 진행되고 있다. 2023.09.14 /rumi@osen.co.kr

차명석 단장은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경남고 포수 김범석을 지명한 후 “김범석이라서 뽑았다. 김범석이라는 고유명사가 앞으로 한국 야구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는 남다른 소감을 남겼다.
역대 최초로 1라운드 지명권을 양도한 LG는 2라운드부터 지명권을 행사했고, 투수 4명과 내야수 3명, 외야수 2명, 포수 1명을 지명했다. 대졸 선수가 4명으로 숫자가 많은 것이 특색이었다.
2라운드에서 외야수 김현종(인천고)을 지명했고, 3라운드에서 내야수(우투우타) 손용준(동원과학기술대)을 지명했다. 투수는 4라운드에 해외 유턴파 진우영(파주챌린저스, 우투우타)을 처음으로 지명했다.
진우영은 2018년 가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마이너리그에서 뛰다가 2021년 방출됐다. LG 구단은 “체격조건이 우수하고 신체 파워와 탄력성이 좋은 선수이다. 제구력이 안정적이며 묵직한 구위가 장점으로 향후 즉시 전력감 중간 투수로 활약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LG가 2라운드에서 지명한 외야수 김현종 / LG 트윈스 제공
LG가 4라운드에서 지명한 투수 진우영 / LG 트윈스 제공
염경엽 감독은 14일 창원 NC전이 우천 취소된 후 드래프트 결과에 대해 “드래프트는 프런트의 영역이다. 스카우트팀에서 뽑은 선수들에 대해 브리핑을 해줄 것이다. 앞으로 육성은 현장이 몫이다”고 프런트와 현장의 역할을 구분했다.
염 감독은 드래프트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지만, 방향성을 두고 한 가지 부탁은 했다. 그는 “빠른 선수들을 좀 뽑아 달라고는 했다. 우리 팀에 빠른 선수가 너무 없다. 오죽하면 대주자를 트레이드로 데려오지 않았나. 빠른 선수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LG가 이번 드래프트에서 뽑은 투수들은 신체 조건이 좋은 선수들 위주로 뽑았고, 야수들은 스피드가 있는 선수들이었다.
2라운드 김현종은 올해 18경기에서 타율 4할1푼2리 3홈런과 함께 10도루를 기록했다. 3라운드 손용준은 올해 21경기에서 타율 4할4푼8리 4홈런 18도루를 기록했다. 5라운드 내야수 김대원(홍익대)는 체구는 작으나 빠른 주력이 장점으로 꼽혔다. 13경기에서 타율 4할3푼5리 19도루를 기록했다.
10라운드(전체 98순위) 내야수 김도윤(야탑고)은 17경기에서 타율 3할5푼6리 25도루, 11라운드(전체 108순위) 외야수 심규빈(성균관대)는 15경기에서 타율 3할5푼2리 13도루를 기록했다.
LG 스카우트팀은 “김도윤은 컨택 능력이 좋고, 주루 센스가 좋아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한다”고 평가했고, “심규빈은 빠른 발이 장점이고 수비 범위가 좋고 강한 어깨를 가졌다”고 언급했다.
드래프트 순서가 프로에서 그대로 성공 우선 순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위라운드에 뽑혔지만, 프로에 적응력, 자신의 잠재력을 터뜨리며 주전으로 성장한 사례들도 있다.
LG에는 문성주(2018년 2차 드래프트 10라운드 전체 97순위)의 성공사례도 있다. 주전이 아니더라도 빠른 발과 수비가 좋으면 대주자, 대수비로 엔트리 한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 드래프트 하위 라운드에서 뽑힌 선수들이 자신만의 장점 하나를 특화시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염 감독이 주목하는 것은 ‘빠른 발’이다.
하위라운드 성공 사례 LG 문성주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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