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와 맞대결을 피하지 않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좌완 에이스 블레이크 스넬(31)이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유력 후보의 자격을 보여줬다.
스넬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1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샌디에이고의 6-1 승리를 이끌며 시즌 14승째를 수확했다.
다저스 강타선을 상대로 압도적인 투구를 했다. 다저스 1번타자 무키 베츠가 1회 안타, 3회 볼넷으로 출루한 게 전부. 나머지 4이닝을 삼자범퇴로 정리한 스넬은 총 투구수 91개로 최고 97.5마일(156.9km), 평균 96마일(154.5km) 포심 패스트볼(42개), 커브(19개), 체인지업, 슬라이더(이상 15개)를 구사했다. 8개의 삼진 중 6개를 낙차 큰 커브로 잡아냈다.
이날까지 스넬은 올 시즌 30경기(167이닝) 14승9패 평균자책점 2.43 탈삼진 217개를 마크했다. 저스틴 스틸(시카고 컵스·2.49)을 제치고 NL 평균자책점 1위 자리를 되찾은 스넬은 피안타율 1위(.187), 탈삼진 2위, 다승 공동 5위에 올랐다. 리그 최다 볼넷(93개)을 허용했지만 나머지 부문에서 리그 톱클래스다.
NL 사이영상 1순위로 자리잡은 스넬은 사실 다저스전을 건너뛸 수 있었다. ’MLB.com’에 따르면 루벤 니블라 샌디에이고 투수코치는 이달 초 스넬에게 하루 더 쉬면서 다저스전이 아니라 16일 오클랜드 애스레틱스전 등판을 제안했다.
풀시즌을 소화하며 체력적으로 지친 시기이기도 했고, 사이영상 레이스 중인 스넬을 배려해 NL 서부지구 1위 다저스 대신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5위 꼴찌인 오클랜드와 붙을 수 있게 일정 조정을 검토했다. 오클랜드는 46승100패(.315)로 캔자스시티 로열스(46승101패 .313)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승률이 낮은 약팀이다.
하지만 스넬은 추가 휴식을 거부하며 다저스와 정면 승부를 선택했다. 그리고 보란듯이 다저스 상대로 승리투수가 되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경기 후 스넬은 “나는 도전을 즐긴다. 그게 최고의 팀과 경기하는 이유다. 내가 얼마나 잘하는지 진정으로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스넬은 사이영 지배자”라고 표현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스넬은 사이영상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런 투수를 상대로 뭔가 할 수 있는 타선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다저스 외야수 크리스 테일러도 “그동안 스넬을 꽤 많이 상대했는데 오늘은 지금껏 본 것 중에서 최고였다”고 치켜세웠다.
사이영상을 100%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스틸도 27경기(159이닝) 16승3패 평균자책점 2.49로 이 부문 2위에 오르며 스넬을 바짝 추격 중이다. 스넬은 “다른 선수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해야 할 일과 팀 승리에만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