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인대접합수술, 이른바 토미 존 서저리는 구속 혁명이 일어난 요즘 시대 투수들에게 흔한 수술로 여겨진다.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USA투데이 스포츠’에 따르면 토미 존 수술의 비율이 계속 늘고 있는데 2018년 조사 결과 메이저리그 투수 중 26%, 마이너리그 투수 중 19%가 토미 존 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를 실시한 스탠 콘티 마이애미 말린스 메디컬 수석 디렉터는 “토미 존 수술이 어마어마하게 증가한 이유는 그만큼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선 84%가 수술 이전 경기력을 회복했고, 90%는 다시 경쟁력 있는 투구를 했다”며 “선수들이 토미 존 수술을 두려워하지 않는 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이 수술을 두 번이나 했다. 2004년 인천 동산고 2학년 시절에 이어 지난해 6월 두 번째 수술을 받았다. 30대 중반 나이로 인해 재기에 대한 걱정이 많았지만 수술 이후 13개월 만에 실전에 나섰고, 14개월 만에 빅리그 마운드로 돌아왔다. 복귀 후 8경기(40이닝) 3승3패 평균자책점 2.93 탈삼진 33개 WHIP 1.05로 건재를 알리고 있다.
워낙 보편화되다 보니 아마추어 선수들도 프로 입단 전에 토미 존 수술을 거리낌없이 한다. 셰인 맥클라나한(탬파베이 레이스), 스펜서 스트라이더(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아마추어 때 했다. 지명 직후 수술을 하기도 하는데 워커 뷸러(29·LA 다저스)가 이 케이스였다. 재활을 거쳐 2017년 빅리그에 데뷔한 뷸러는 2018년부터 주축 선발로 자리잡았다.
2019년에는 클레이튼 커쇼, 류현진을 제치고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첫 경기 선발로 낙점될 만큼 강력한 구위로 에이스 대우를 받았다. 지난해까지 6시즌 통산 115경기(106선발.638⅓이닝) 46승16패 평균자책점 3.02 탈삼진 690개로 활약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두 번째 토미 존 수술로 시즌 아웃됐고, 올해 재활을 거쳐 시즌 막판에 복귀를 노렸지만 내년을 기약했다. 지난 4일 트리플A 재활 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회복이 더뎠다.
지난 14일 ‘AP통신’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뷸러는 “재활 경기에서 96마일(154.5km) 정도 던졌다. 신체적으로는 느낌이 좋았지만 회복 과정이 힘들었다. 13개월 만에 토미 존 수술을 받고 복귀해 플레이오프 경기에 던지려면 어느 정도 완벽해야 하는데 재활 특성상 그게 쉽지 않았다. 팀에게도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13개월 만의 실전 등판에서 뷸러는 구속이 잘 나왔고, 투구 내용도 괜찮았다. 그러나 뷸러는 “달리기에서 2등을 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며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선발 대신 불펜으로 복귀하는 옵션도 있었지만 이마저 포기한 뷸러는 내년 2월 스프링 트레이닝 합류를 목표로 재활을 이어간다. 그는 “나 자신과 구단 모두에게 올바른 결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