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가 18년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오카다 아키노부(66) 감독이 복귀 첫 해부터 일을 냈다.
한신은 14일 일본 오사카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2023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홈경기를 4-3으로 승리, 남은 15경기에 관계없이 센트럴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1962년, 1964년, 1985년, 2003년, 2005년 이후 18년 만이자 구단 역대 6번째 리그 우승.
우승까지 매직넘버 ‘1’이 남은 상황에서 올 시즌 최다 4만2648명의 관중들이 고시엔구장에 몰렸다. 간사이 지역을 대표하는 인기 구단의 우승을 기다려온 팬심이 들끓었다. 거리에 쏟아질 인파로 인한 혼란과 사고를 우려한 오사카 당국에서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 경고를 내렸다. 오사카 관광 명소인 도톤보리강으로 경찰들도 대거 파견시켜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했다. 2003년 우승 당시 수만 명의 한신 팬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도톤보리강으로 대거 입수했고, 1명이 숨진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모든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한신 선발투수 사이키 히로토가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승리를 이끌었고, 6회 오야마 유스케의 희생플라이에 이어 사토 데루아키의 시즌 20호 투런 홈런으로 승기를 잡았다. 9회 마무리투수 이와자키 스구루가 홈런 하나를 맞았지만 4-3 리드를 지키며 우승이 확정된 순간 고시엔구장은 열광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41년 만에 11연승과 함께 80승(44패4무) 고지를 밟으며 우승을 확정한 한신은 승률 6할4푼5리로 올 시즌 내내 센트럴리그 1위를 독주했다. 개막 4연승으로 시작한 뒤 5월 9연승, 8월 10연승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신 지휘봉을 다시 잡은 오카다 감독은 2005년에 이어 18년 만에 다시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오카다 감독은 2004~2008년 한신을 이끈 뒤 2010~2012년 오릭스 버팔로스 사령탑을 거쳐 올해 15년 만에 복귀했다. 10년 공백이 있었지만 지난해 리그 3위(68승71패4무 .489)에 그친 팀을 1년 만에 정상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증명했다.
‘스포츠닛폰’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오카다 감독은 “내일부터 히로시마 원정이라 오늘 고시엔의 많은 팬들 앞에서 꼭 우승을 결정하고 싶었다”며 “9월이 승부처라고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잘할 줄 몰랐다. 선수들 덕분이다. 팬들과 다 같이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신은 9월 11경기 전승 행진 중이다. 11경기 연속 선발승으로 마운드 힘이 대단하다.
이어 오카다 감독은 “지난해 9월 감독 제의를 받은 뒤 1년 만이다. 18년간 우승에서 멀어진 팀을 이렇게 빨리 우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프런트를 포함해 모두가 힘을 합친 결과다. 정말 강한 타이거즈를 만들어 매년 팬들과 기쁨을 나눌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며 “선수 개개인이 젊고, 성장할 수 있는 요소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내년부터 또 기대된다”고 이야기했다.
클라이막스 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에 직행한 한신은 리그 2~3위가 맞붙는 퍼스트 스테이지 승자와 함께 일본시리즈 진출을 놓고 싸우게 된다. 한신의 마지막 일본시리즈 우승은 1985년으로 무려 38년 전이다. 2005년에는 일본시리즈에 올랐으나 지바 롯데 마린스에 4전 전패로 무릎 꿇었다. 오카다 감독은 “1위로 통과했으니 당연히 질 수 없다. 일본시리즈까지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