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과 선발 맞대결을 벌였던 맥스 슈어저(39·텍사스 레인저스)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슈어저를 데려온 텍사스 레인저스의 승부수가 실패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14일(이하 한국시간)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선 슈어저의 시즌 아웃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오른쪽 대원근 염좌로 남은 정규시즌에 더는 던질 수 없다. 텍사스가 가을야구에 올라가도 돌아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크리스 영 텍사스 단장은 “포스트시즌 출장 가능성도 낮지만 상태를 계속 지켜볼 것이다”고 밝혔다.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부상이지만 시즌이 3주도 남지 않아 가을야구 준비 시간도 부족하다.
류현진과 맞대결 승리한 지 하루 만에 시즌 아웃 '날벼락'
메이저리그 16시즌 통산 214승을 기록 중인 사이영상 3회 투수로 리그 최고 연봉(4333만 달러) 선수인 슈어저는 전날(13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전에서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가졌다. 5⅓이닝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내며 패전을 안은 류현진(6이닝 5피안타 1탈삼진 1볼넷 5탈삼진 3실점)에게 승리했다.
최고 96.1마일(154.7km), 평균 94.3마일(151.8km) 포심 패스트볼(32개)에 체인지업(12개), 커브, 슬라이더(이상 10개), 커터(8개)를 구사하며 원하는 곳으로 꽂아넣는 커맨드가 빛났다. 6회 1사까지 72개의 공으로 무실점 호투하며 기세를 높였지만 갑작스런 부상으로 강판되면서 불안감을 드리웠다.
6회 1사에서 보 비셋에게 초구를 던진 뒤 몸에 이상 신호를 보였고,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과 트레이너가 마운드로 올라와 몸 상태를 살폈다. 연습 투구를 몇 번 한 슈어저는 이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마운드를 내려갔고, 삼두근 경련 증세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하루 만에 대권근 염좌로 시즌 아웃 소식이 알려졌다.
트레이드 승부수 실패 위기, 텍사스 우승 꿈도 날아가나
텍사스는 지난 7월30일 뉴욕 메츠에 유격수 유망주 루이스앙헬 아쿠냐(21)를 내주며 슈어저를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내셔널리그 MVP 유력 후보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동생으로 가능성이 남다른 유망주를 포기하며 우승 도전을 위해 사이영상 3회 수상자 슈어저를 데려왔다. 1961년 창단한 텍사스는 아직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는 6개팀 중에서 가장 오래 됐다.
올 시즌 초반부터 어깨, 허리, 목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슈어저는 트레이드 전까지 19경기(107⅔이닝) 9승4패 평균자책점 4.01로 기대에 못 미쳤다. 하지만 텍사스 이적 후 8경기(45이닝) 4승2패 평균자책점 3.20으로 반등하면서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슈어저는 2019년 워싱턴 내셔널스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끈 ‘빅게임 피처’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텍사스의 우승 꿈도 날아가게 생겼다. 영 단장은 “확실히 나쁜 소식이다. 슈어저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것이 정말 안타깝다.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훌륭한 투구를 하고 있었다”며 “우리 팀은 후반기 6명의 올스타 중 5명을 잃었고, 미래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투수까지 잃었다”고 절망감을 드러냈다.
텍사스는 14일 토론토전까지 10-0으로 완승, 최근 5연승으로 81승64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2위, 와일드카드 2위에 올라있다. 8월까지 지구 1위를 달리며 우승 가능성을 높였으나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에 따라잡혀 와일드카드 싸움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슈어저의 시즌 아웃은 뼈아프지만 내년 연봉 4333만 달러 계약이 남은 슈어저를 생각하면 무리할 수 없다.
슈어저도 “부상이 심각하지 않은 것에 안도하고 있다.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의사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완벽하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 단장은 “부상 선수들이 많지만 우리는 여전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우리가 보유한 투수들이 이닝을 책임져줄 것으로 믿는다”며 앤드류 히니, 마틴 페레즈, 코디 브래드포드 등 여러 투수들이 슈어저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