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 밀러, 에밋 쉬헨, 라이언 페피엇 등 신인 투수들이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LA 다저스에 또 한 명의 예사롭지 않은 신인이 등장했다. 이번에는 불펜에 카일 허트(26)라는 신인이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허트는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을 앞두고 빅리그 콜업을 받았다. 오후 7시10분 경기 시작 30여분 전에야 다저스타디움에 도착한 허트는 다저스가 9-2로 앞선 8회 3번째 투수로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올랐다.
시작부터 샌디에이고 중심타선을 맞았지만 굴하지 않았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2루 땅볼, 후안 소토르 유격수 땅볼, 매니 마차도를 3루 땅볼로 공 9개에 삼자범퇴했다. 주무기 체인지업으로 3타자 연속 땅볼을 유도했다.
이어 9회에는 탈삼진 능력을 뽐냈다. 개럿 쿠퍼를 체인지업으로, 트렌트 그리샴을 95.9마일(154.3km) 포심 패스트볼로, 매튜 배튼을 체인지업으로 모두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2이닝 3탈삼진 퍼펙트로 다저스의 11-2 승리를 완성시켰다.
이날 허트의 총 투구수는 24개로 스트라이크 19개, 볼 5개. 공격적인 투구로 최고 97.9마일(157.6km), 평균 95.6마일(153.9km) 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똑같이 12개씩 던졌다. 체인지업으로 4개, 포심 패스트볼로 2개의 헛스윙을 끌어냈다.
‘다저인사이더’에 따르면 경기 후 허트는 “경기 중 불펜에서 대화를 나눈 투수들 모두 ‘아무 것도 바꾸지 말고 너답게 하라’고 했다. 그게 오늘 내가 한 일이다”며 “아주 재미 있었다. 다시 이렇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쁨을 표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그가 던지는 방식이 매우 특별했다. 도망가지 않았다”며 허트의 공격적인 투구를 칭찬했다. 다저스 1루수 프레디 프리먼도 “측면에서 보면 허트의 패스트볼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았다. 뭔가 다른 종류의 뜨거움이었다. 그리고 나서 체인지업까지 던진다”며 놀라워했다.
지난 2020년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전체 134순위로 마이애미 말린스에 지명된 허트는 190cm, 108kg 우완으로 2021년 2월 좌완 알렉스 베시아와 함께 우완 딜런 플로로의 반대급부로 트레이드에 트레이드됐다. 다저스에서 육성 과정을 밟았지만 제구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며 빅리그 콜업이 미뤄졌다.
하지만 올해 더블A 털사,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에서 25경기(16선발·88⅓이닝) 4승4패 평균자책점 3.87로 가능성을 보였다. 제구를 어느 정도 잡았고, 88⅓이닝 동안 무려 145개의 삼진을 잡아내 9이닝당 14.8개로 강력한 위력을 뽐냈다. 시즌 막판 메이저리그 콜업과 함께 강렬한 데뷔로 포스트시즌 로스터 합류 가능성이 생겼다.
다저스는 시즌 아웃된 다니엘 허드슨을 비롯해 조 켈리, 옌시 알몬테, 거스 바랜드 등 여러 불펜투수들이 부상자 명단에 있다. 강력한 구위형 불펜이 부족한 상황에서 허트가 다저스의 새로운 히든카드로 떠올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