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이나 더 던지고 싶다고 했다".
이종운 롯데 자이언츠 감독대행이 나균안의 122구 투구의 이유를 밝혔다. 나균안은 12일 NC 다이노스와의 사직경기에서 6이닝동안 11안타 1볼넷을 내주었으나 8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3실점으로 막았다. 복귀 이후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며 안정감을 보였다.
그런데 나균안은 이날 122개의 볼을 던졌다. 0-3으로 뒤진 가운데 5이닝을 마친 시점에서 104개를 던졌다. 그런데도 6회도 마운드에 올라 5타자를 상대하며 18구를 더 던졌다. 2사후 2연속 안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지만 박건우를 3구 만에 뜬공으로 잡고 기어코 6이닝 투구를 완성했다.
나균안은 앞선 6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울산경기에서 6이닝 동안 115구를 던졌다. 5일 간격이지만 100구가 아닌 122구는 다소 많았다. 더욱이 이번 주 나흘 간격으로 17일(일) 등판도 예정되어 있다. 불펜투수들이 대기하고 있는데 지는 상황에서 많이 던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13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 경기에 앞서 이종운 감독 대행은 이유를 설명했다. 5회를 마치고 교체 통보를 했는데 선수가 1이닝을 더 하고 싶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했다는 것이다. 물론 냉정하게 막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감독은 "투구수 이야기가 많은데 이기는 경기라면 욕심 냈을 것이다. 5회를 마치고 교체를 통보했는데 몸상태가 좋으니 1이닝 더 던지겠다는 의지를 두 번이나 보였다. 본인 뜻을 존중했다. 본인이 마무리 짓고 싶은 마음이 컸다. 기회를 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던지라고 해서 던지는 시대는 아니다. 오히려 안던진다고 한다. 요즘 투수들은 보통 바꾸러가면 자연스럽게 볼을 주는데 그렇지 않았다. 일요일 등판 스케줄에 맞춰 (5이닝에서) 빨리 끊으려고 했다. 두 번이나 코치에게 의지를 피력해서 그렇게 했다"며 덧붙였다.
아울러 "선수가 그렇게 강한 의지를 보여도 (선수 보호를 위해) 감독과 코치가 바꿔야 하지 않느냐는 질책을 한다면 달게 받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선수의 의지를 존중했으나 냉정하게 교체하는게 나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감독의 위치에서는 쉽게 결정내리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이 감독대행은 나균안의 투구에 대해 "좋은 투수이다. 제구력 갖췄고 오래던질 수 있는 지구력을 갖췄다. 포수하다보니 오히려 스태미너도 좋고 마인드도 긍정적이다"고 칭찬했다. 일요일 등판 여부에 대해서는 "많이 던진 만큼 (몸상태를) 점검하면서 결정하겠다"며 변화의 여지를 남겼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