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부상 휴식이 보약이었을까?
KIA 타이거즈 외야수 나성범(34)이 가을 몬스터로 리그를 평정하고 있다.
나성범은 지난 12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대구경기에 대타로 등장하더니 밀어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을 터트리는 괴력을 과시했다.
지난 10일 LG 트윈스와의 광주경기에서 타석 도중 자신의 타구에 왼쪽 새끼발가락 타박상을 입었다. 통증이 남아있어 이날은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아직 통증이 있어 오늘은 힘들 것 같다"는 김종국 감독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벤치에서 대기하는 도중 통증이 나았는지 대타로 등장했다. 9-4로 뒤진 7회초 김도영이 투런홈런을 터트렸고 또 김선빈이 2루타로 기회를 잡자 KIA는 나성범을 내세웠다.
최지광을 상대로 볼카운트 0-2에서 연속으로 커브를 던지자 힘껏 받아쳤고 타구는 큰 포물선을 그리다 왼쪽 담장을 넘겼다. 8-9로 바짝 추격하는 자신의 17호 홈런이었다. 최근의 괴물같은 타격기세를 과시하는 한 방이었다.
나성범은 부상으로 개막부터 빠졌고 6월23일부터 1군에 복귀했다. 그때부터 타율 3할6푼3리 17홈런 53타점 49득점 OPS(장타율+출루율) 1.113의 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 기간으로 좁혀보면 유일한 OPS 1.000 이상 기록자이다.
복귀하자마자 6월 5경기에서 강력한 타격을 했으나 7월은 주춤했다. 그래도 2할9푼2리 5홈런 11타점 15득점 OPS 0.897 기본을 했다. 그러나 8월부터 돌변했다. 3할7푼6리 5홈런 22타점 18득점 OPS 1.088의 화끈한 타격을 과시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몬스터로 격상했다. 9월 10경기에서 4할8푼5리 5홈런 16타점 12득점 OPS 1.545의 괴력을 과시했다. 우투수, 언더투수, 좌투수 모두 가리지 않는다. 좌투수를 상대로 4할2푼6리로 훨씬 강하다. 최형우와 함께 해결사로 자리하며 최근 15경기 12승3패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나성범은 지난 3월 제5회 WBC 대회 도중 종아리에 부상을 입었다. 복귀했으나 좀처럼 회복이 되지 않았고 시범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개막전부터는 가능하다는 기대도 물거품이었다. 결국 이탈했고 김도영과 함께 장기간 재활을 했다. 결국 개막 84일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넣었다.
이런 공백이 오히려 가을 몬스터 괴력을 빚어낸 이유일 수 있다. WBC 참가하느라 몸을 일찍 만들었다. 시범경기에 이어 개막부터 함께 했다면 여름부터 지칠수 밖에 없었다. 3개월동안 충분한 시간을 갖고 착실한 훈련을 통해 몸을 리셋을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개막부터 라인업에서 빠져 타선에 주름살을 안겼지만 가을 몬스터 타격으로 만회하고 있는 셈이다. 최형우까지 함께 공포의 스윙으로 가을 순위 싸움을 이끄는 대들보가 되고 있는 것이다. 나성범이 KIA 불꽃타선의 핵으로 팀 순위를 어디까지 끌어올릴 것인지도 관심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