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할 필요 없어, 이상한 일 아니다" 벤자민 퍼펙트 무산시켰지만, 인정! "최고 타자이니까" [오!쎈 인천]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3.09.13 06: 40

KT  위즈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은 “최고의 타자”라며 SSG 랜더스 간판타자 최정을 인정했다. 벤자민이 이렇게 말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KT는 1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16차전에서 3-0 승리를 거뒀다.
이날 5회까지 양 팀 선발투수들의 호투로 경기가 팽팽하게 전개됐다. SSG ‘에이스’ 김광현은 지난 6일 대전 한화 이글스 원정에서 3⅔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된 수모를 씻었다.

KT  위즈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 /knightjisu@osen.co.kr

5이닝까지 무실점 호투로 벤자민과 선발 대결을 펼치다가 6회 들어 1실점, 시즌 7패(7승)째를 안았지만 제 몫은 다했다. 상대 선발이 너무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기 때문에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SSG 타선은 벤자민을 만나 침묵했다. SSG 타선은 앞서 벤자민을 두 번 만났고, 모두 점수를 뽑았다. 지난 4월 20일에는 6이닝 동안 6점을 뽑아 벤자민에게 패전을 안겼다. 이후 5월 2일에는 벤자민에게 승리를 뺏겼지만 6이닝 동안 3점을 뽑았다.
벤자민이 SSG 상대 지난 2경기는 12이닝 9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그런데 3번째 등판은 완전히 달랐다.
벤자민은 1회 선두타자 최지훈을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고 김강민을 중견수 뜬 공, 최정을 삼진 처리했다. 2회에는 에레디아를 2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 하재훈을 유격수 앞 땅볼, 김성현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에는 삼진 두 개를 곁들여 무실점 투구를 이어 갔다.
6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볼넷도 내주지 않았다. 그러다 7회말, 첫 타자 최지훈을 포수 뒤쪽 파울 플라이로 잡고, 김강민을 우익수 뜬 공으로 처리했다. 벤자민의 퍼펙트는 최정을 만나 깨졌다.
최정이 벤자민의 5구째 직구를 공략해 좌익선상 2루타를 만들었다. 벤자민의 퍼펙트, 노히트가 깨졌다. 하지만 에레디아가 2루수 쪽 땅볼로 물러나면서 KT의 1-0 리드가 이어졌다. 결과론이지만, 벤자민이 최정에게 안타를 내주지 않고 퍼펙트 투구가 이어졌다면,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 된다.
KT  위즈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 /knightjisu@osen.co.kr
벤자민도 경기 후 “4회, 5회쯤 퍼펙트를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의식하지 않고 던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8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8회까지 투구 수는 103구. 욕심을 내면 9회까지 등판도 가능하지만 벤치는 무리시키지 않았다. 다음 등판도 있기 때문이다.
벤자민은 퍼펙트가 깨진 상황을 되돌아보며 “오늘따라 몸 상태가 매우 좋았다”고 했다. SSG는 좌완 벤자민을 공략하기 위해 최지훈을 제외하고 2번부터 9번까지 오른손 타자를 배치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러다 7회에 안타 하나를 뺏겼다. 상대는 최정이었다. 2스트라이크 2볼에서 직구를 던졌다가 좌익선상 2루타를 헌납했다.
벤자민은 “깊숙하게 공을 던졌어야 했는데 가운데로 몰렸다”면서 “최고의 타자인 최정에게 안타를 맞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최정이 그 공을 놓치지 않고 매우 잘 쳤다”고 인정했다.
그는 7회 수비 종료 후 최정을 향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벤자민은 “최정이 내게 다가와 ‘미안하다’고 하더라. 그럴 필요가 없다. 인사를 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퍼펙트는 깨졌지만 완봉승을 노려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완봉승 도전도 생각했지만, 이강철 감독님이 무리하지 말라고 했다”고 상황을 되돌아봤다. 벤자민은 이날 15승(5패)째를 거둬 데스파이네와 KT 구단 역대 최다승 타이를 이루는 데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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