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만루 홈런에 이어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큼 멋진 수비까지. 삼성 김현준이 지난 12일 대구 KIA전에서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이정후(키움) 대신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막차 티켓을 거머쥘만한 능력을 스스로 입증한 셈.
김현준은 5-4로 앞선 6회 2사 만루 찬스에서 데뷔 첫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KIA 두 번째 투수 박준표와 볼카운트 1B-0S에서 2구째 투심 패스트볼(141km)을 받아쳤고 우중월 만루 홈런으로 연결했다. 비거리는 115m.
KIA는 1점 차 뒤진 8회초 공격 때 선두 타자 오선우가 삼성의 5번째 투수 김태훈을 상대로 좌중월 솔로 아치를 빼앗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타석에는 김도영. 7회 좌중월 2점 홈런을 터뜨리며 방망이를 뜨겁게 달궈놓은 그는 좌중간을 가를 만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여기서 중견수 김현준이 날아올랐다. 빠르게 타구를 쫓아가 펜스에 부딪치며 점프해 잡아냈다. 김현준의 슈퍼 캐치에 관중석에서는 열광적인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고 장타를 도둑맞은 김도영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이라이트 필름을 장식할 만한 명품 수비를 선보인 김현준은 8회 우전 안타를 추가하며 올 시즌 25번째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삼성은 KIA를 10-9로 따돌리고 연패 사슬을 끊었다.
데뷔 첫 그랜드슬램을 터뜨린 김현준은 "그 어느 경험보다 짜릿한 것 같다. 아직 얼떨떨하다"면서 "외야수들이 평소보다 전진 수비하고 있었다. 강하게 치면 좋은 결과가 나오겠다고 생각했는데 홈런이 나오면서 최고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이전 경기에서 홈런을 치고 나서 스윙이 커져서 못한 적이 있었다. 오늘은 홈런 이후에도 이전 결과를 의식하지 않고 평소대로 플레이한 덕분에 추가 안타도 나왔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8회 슈퍼 캐치를 선보인 김현준은 "타구를 보자마자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적극적으로 펜스 플레이를 한 덕분에 잡을 수 있었다"면서 "수비에 대한 자신감이 더 커지고 있다"고 여유 있는 표정을 지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