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겨서 좋은데 전에 실수한 게 마음에 걸렸다".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이재현이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이재현은 지난 1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시즌 14차전에서 1회와 8회 두 차례 수비 실책을 범했으나 9-9로 맞선 8회 결승 홈런을 터뜨리며 연패에 빠진 삼성을 구했다.
이재현은 1회초 수비 때 박찬호의 땅볼 타구를 잡지 못했으나 김도영을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연결하며 아쉬움을 씻어냈다.
그는 9-9로 맞선 8회 2사 1,2루서 나성범을 실책으로 출루시키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오승환은 대타 고종욱의 강습 타구를 직접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덕분에 이재현도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다.
결자해지의 각오로 타석에 들어선 이재현. 8회 선두 타자로 나서 결승 홈런을 날렸다. 곽도규 대신 마운드에 선 임기영과 풀카운트 끝에 6구째 직구(138km)를 힘껏 잡아당겨 좌측 외야 스탠드에 꽂았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큼지막한 타구였다. 10-9.
'끝판대장' 오승환은 1점 차 앞선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꽁꽁 묶으며 팀 승리를 지켰다. 이재현은 경기 후 결승 홈런의 기쁨보다 수비 실책을 범한 아쉬움이 더 컸다.
그는 "일단 이겨서 좋은데 전에 실수한 게 마음에 걸렸다. (오)승환 선배님께서 8회에 잘 막아주셔서 감사하고 실수하고 덕아웃 들어갔는데 다들 괜찮다고 왜 고개 숙이냐고 하면 된다고 말씀해 주셔서 힘이 됐던 것 같다. 이겨서 너무 다행"이라고 말했다.
결승 홈런을 터뜨린 이재현은 "실수도 있고 점수 차가 동점이기도 했고 어떻게든 결과를 내야겠다, 나가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최대한 많이 이기고 싶고 후반기 갈수록 수비적인 부분에서 실수가 많은데 이제 실수를 그만해야 하는 것 같고 전 경기에 나가고 싶다"고 했다.
한편 박진만 감독은 "수비 실책이 계속 나오면서 전체적인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으나 동점이 된 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집중하며 결과적으로 승리한 점에 대해 의미를 두고 싶다"고 밝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