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제대로 대접받을까?
최근 KIA 타선은 KBO리그를 씹어먹고 있다는 표현이 그다지 틀리지 않는다. 연승을 시작한 기점으로 14경기에서 12승2패를 기록 중이다. 팀타율 3할3푼2리의 강력한 타선을 앞세웠다.
그 무서움을 더해주는 선수가 바로 대타 고종욱이다. 승부처에서 귀중한 한 방으로 팀에 승리를 안겨주고 있다. 9월 들어 무려 네 건이나 결정적인 타격으로 팀의 연승에 힘을 보탰다. 마치 반전의 드라마 작가 같은 킬러였다.
지난 2일 SSG와 인천경기에서는 4-3으로 근소하게 앞선 7회초 2사 1,2루 찬스에서 소크라테스의 2타점 2루타가 나왔다. 대타로 나선 고종욱은 2사 1루에서 우전적시타를 터트려 쐐기점을 뽑아주었다. 팀은 12-4 대승을 거두었다.
다음 날 SSG와의 경기에서도 5-6으로 뒤진 8회 김태군의 동점타가 나오자 1사1,2루에서 좌전안타를 날려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9회는 김도영이 쐐기 솔로포를 날려 8-6으로 역전승을 거두었다.
두산에 패하면서 9연승이 끝났고 LG에게 또 덜미를 잡혀 2연패의 주춤한 시기에서도 고종욱이 팀을 되살렸다. 9일 LG와의 광주 더블헤더 1차전에서 3연패 위기를 막았다.
5-6으로 뒤진 8회말 1사1,2루에서 유영찬을 상대로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동점 적시타를 날렸다. 박찬호 역전 결승타까지 나와 7-6으로 승리했다.
이어진 더블헤더 2차전에서 3-5로 뒤진 5회말 무사 만루에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빗맞은 적시타 4-5 추격했다. 곧바로 최형우 만루홈런이 나와 12-7 역전승을 거두었다. 최형우는 "종욱이가 앞에서 쳐주어 편안하게 스윙을 했다"며 공을 돌렸다.
득점권 타율 3할8푼6리, 대타 타율 3할1푼6리나 된다. 리그 최고의 킬러라는 평가가 어울린다. 시즌 전체 타율도 3할1푼6리이다. 2022시즌 114타석에 그쳤지만 2023시즌은 벌써 206타석을 소화했다. 2021시즌을 마치고 SSG에서 방출되자 KIA가 영입했고 최고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흥미로운 대목은 고종욱이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는 점이다. 이미 작년에 취득했고 선수보상이 필요없는 C등급이었는데도 행사를 포기했다. 그냥 "KIA가 좋아서 계속 뛰고 싶다"는 것이 이유였다. 물론 시장에서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는 위험성도 있었다. KIA는 연봉 7000만 원에 재계약했다. 2022시즌과 같은 금액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달라질 수도 있다. FA를 행사하면 C등급인데다 통산 3할4리의 타율, 치명적인 대타 능력까지 매력이 있다. 수비도 능숙하게 할 수 있다는 능력도 보여주어 관심을 받을 수 있다. 행사하지 않더라도 높은 고과를 앞세워 연봉을 높일 수도 있다. 이래저래 행복한 가을을 보내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