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남은 시즌 ‘홀드왕’ 출신 주권이 제 몫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KT는 한창 순위 싸움 중이다. 10위에서 2위까지 올라왔는데, 남은 23경기에서 치열한 경쟁이 이어진다. 1위 LG 트윈스와 5.5경기 차, 3위 NC 다이노스와 반 경기 차다.
4위 KIA 타이거즈, 5위 SSG 랜더스와 1.5경기 차다. 매경기 긴장감의 연속이다. 또 이 감독의 고민도 끊이지 않는다. 엄상백 부상 이탈로 선발진 고민이 있었고, 불펜진 운용 고민까지 겹쳤다.
타선은 최근 살아나고 있지만, 타격 사이클이 있어 또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 잔여 경기에서 강한 선발을 계속 만나게 되면 다득점을 계속 기대하기도 어렵다.
결국 마운드 싸움을 해야 하는데, 불펜진에서 필승조 노릇을 하고 있는 박영현이 곧 자리를 비우게 돼 이 감독은 대체 카드를 살피는 중이다.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한국 대표팀에 나가는 선수들은 오는 23일 고척돔에서 첫 훈련을 시작한다. 지금껏 손동현, 김재윤과 함께 KT 경기 후반을 지킨 박영현은 대표팀에 소집된다.
대표팀은 23일부터 27일까지 국내에서 훈련을 하다가 28일 출국해 아시안게임을 치르고 돌아온다. 그사이 박영현을 대신할 누군가 있어야 한다.
주권이 박영현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는 1순위다. 올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중국 대표팀으로 참가했던 우완 불펜 주권은 팔꿈치가 좋지 않아 시즌 합류가 늦었다.
전완근 부상으로 재활을 하다가 2군에서부터 감각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 5월 16일 1군에 콜업됐다. 하지만 투구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았다.
자신의 밸런스를 되찾는데 시간이 걸렸다. 필승조 노릇을 하고 있는 2년 차 박영현에게 체인지업을 가르쳐줄 정도로 자신만의 좋은 무기가 있는 주권. 6월까지는 고생을 하다가 7월 들어 차츰 나아지기 시작했다.
지난 2020년 31홀드로 리그 홀드왕을 차지했던 주권이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7월 7경기에서 5경기 무실점 투구를 했고, 8월 17일 두산전에서 홀드는 챙겼지만 1이닝 1실점 이후 지난 9일 SSG전까지 7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이 감독을 웃게 만들었다.
특히 지난 9일 SSG전은 연장 12회 접전이었는데 3이닝을 던진 마무리 김재윤 다음 팀이 8-8로 팽팽하게 맞선 12회초 등판해 무실점으로 막았다. 첫 타자 오태곤에게 2루타를 뺏겼고, 하재훈에게 보내기 번트를 내주며 1사 3루 위기에 몰렸다.
김성현을 자동고의4구로 내보낸 주권은 대주자 최상민에게 도루를 내주며 2, 3루가 됐다. 안타 하나만 내줘도 2실점을 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조형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발빠른 타자 최지훈은 2루수 박경수 호수비 도움을 받아 내야땅볼로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넘겼다.
이 감독은 “졌으면 힘들어했을텐데 결과가 이겨내서 다행이다”면서 “주권이 한 자리를 맡아줘야 한다. 그래야 숨통이 트인다. 박영현이 아시안게임에 가면 이상동 외에 더 필요하다. 어제 보니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어 주원에 대해 이 감독은 “경험이 있으니 주권을 쓴다. 주권이 올라오는게 가장 좋다. 경험도 있고, 위기관리에서도 많이 경험해봤다”고 기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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