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에이스가 갑작스런 난조로 무너졌다. 3연속 폭투로 2실점하며 자멸했고,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먼저 100패를 당했다.
캔자스시티는 11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벌어진 2023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경기를 2-5로 패했다. 캔자스시티와의 3연전을 싹쓸이한 토론토는 시즌 80승(63패) 고지를 밟으며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 2위를 유지했다.
반면 4연패에 빠진 캔자스시티는 시즌 100패(44승)째를 당했다. 리그 최저 승률(.306). 꼴찌 경쟁을 하고 있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44승99패 승률 .308)보다 먼저 100패 고지를 밟았다. 지난 2019년(103패) 이후 4년 만에 100패 시즌을 보낸 캔자스시티는 산술적으로 112패 페이스. 2005년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106패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5회까지 캔자스시티 콜 레이건스, 토론토 호세 베리오스의 팽팽한 투수전이 전개됐다. 6회초 캔자스시티가 바비 위트 주니어의 1타점 2루타로 선취점을 올린 뒤 3루 도루에 이어 살바도르 페레즈의 1루 땅볼 때 홈을 밟아 추가점을 냈다.
리드는 오래 가지 않았다. 곧 이어진 6회말 토론토 공격에서 바로 균형이 맞춰졌다. 2사 후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데이비스 슈나이어의 연속 볼넷으로 만든 1,2루 기회. 여기서 잘 던지던 레이건스의 제구가 갑자기 흔들렸다.
알레한드로 커크 타석에서 초구부터 마운드 위에서 미끄러지며 백네트로 향하는 폭투가 나왔다. 계속된 2사 2,3루에서 2구째 97마일(156.1km) 포심 패스트볼이 바깥쪽 높게 향해 백네트 전광판을 맞혔다. 포수 페레즈가 예상할 수 없는 코스로 공이 날아가자 대처가 늦었고, 그 사이 3루 주자 게레로가 홈에 들어왔다.
계속된 2사 3루에서도 폭투가 나왔다. 3구째 슬라이더를 던지는 과정에서 레이건스가 균형을 잃어 옆으로 살짝 넘어졌고, 공이 백네트로 간 사이 3루 주자 슈나이더가 홈을 파고들었다. 3연속 폭투로 2실점하면서 레이건스가 완전히 자멸했다. 2-2 동점이 된 뒤 4구째 공도 완전히 높은 볼이 되면서 커크를 1루에 내보낸 레이건스는 결국 테일러 클라크로 교체됐다.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데뷔한 좌완 투수 레이건스는 6월말 좌완 불펜 아롤디스 채프먼과 트레이드돼 캔자스시티로 왔다. 8월 한 달간 6경기(36⅔이닝) 3승1패 평균자책점 1.72 탈삼진 53개로 깜짝 활약하며 메이저리그 이달의 투수에 선정될 정도로 반전을 일으켰다.
9월 첫 경기였던 지난 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도 6이닝 1피안타 1사구 7탈삼진으로 호투하며 승리, 이적 후 8경기(47⅔이닝) 4승1패 평균자책점 1.51로 단숨에 팀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날은 3연속 폭투라는 보기 드문 제구 난조 속에 5⅔이닝 1피안타 6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토론토는 7회 케빈 키어마이어의 시즌 8호 솔로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8회 산티아고 에스피날과 캐반 비지오의 연속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토론토 선발 베리오스는 7이닝 5피안타 2볼넷7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10승(10패)째를 거두며 평균자책점을 3.68에서 3.63으로 낮췄다. 지난달 6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이후 6경기 만에 거둔 승리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