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LG 감독이 과거 애제자였던 고종욱(KIA)에게 9일 더블헤더에서 연거푸 한 방씩 얻어맞았다.
염경엽 감독은 최근 대타 요원에 대해 언급했다. 염 감독은 “대타 요원이 마땅찮다. 대타는 어린 선수들보다는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 잘 해낼 수 있다”며 “시즌 후 2차 드래프트에서 대타 요원 1명을 데려오고 싶다. (괜찮은 선수) 1명은 나오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어 “고종욱 같은 선수가 딱이다. 대타로 잘 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고종욱은 염 감독이 넥센 감독 시절(2013~2016년) 함께 했고, 염 감독이 SK 감독이 된 2019년에는 최초 3개팀 삼각 트레이드로 고종욱을 SK로 데려왔다.
고종욱은 염 감독 아래에서 2015년 타율 3할1푼, 2016년 타율 3할3푼4리, 2019년 타율 3할2푼3리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염 감독은 고종욱은 2번타자로 중용하며 기회를 줬고, 이에 부응했다.
염 감독이 2020시즌을 끝으로 SK 감독에서 물러났고, 고종욱은 2021시즌을 뛰고 SSG에서 방출됐는데 이후 KIA에서 새로운 기회를 받아 주로 대타 요원으로 뛰고 있다.
9일 광주에서 열린 LG와 KIA의 더블헤더. 1차전 5-6으로 뒤진 8회말 KIA는 1사 후 김선빈의 좌중간 안타, 이우성의 2루수 내야 안타로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KIA 벤치는 김규성 타석에서 고종욱을 대타로 기용했다.
고종욱은 LG 불펜의 필승조 유영찬 상대로 1볼 2스트라이크에서 포크볼을 때려 우전 안타로 6-6 동점을 만들었다. 불리한 카운트에서 유영찬의 주무기 포크볼을 잘 공략했다.
동점으로 기세를 탄 KIA는 2사 1,2루에서 박찬호가 LG 마무리 고우석 상대로 적시타를 때려 7-6으로 뒤집고 역전승을 거뒀다.
고종욱은 2차전 3-5로 뒤진 5회말 무사 만루 찬스에서 이우성 타석에서 대타로 나왔다. 바뀐 투수 박명근(사이드암) 상대로 1타점 중전 안타를 때려 4-5로 추격했다.
무사 만루에서 첫 타자의 결과가 중요하다. 삼진이나, 땅볼 등 점수를 내지 못하고 첫 아웃을 당하면 이후 1점도 뽑지 못하고 끝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고종욱이 부담스런 무사 만루 상황에서 첫 타자로 나서 적시타를 때려냈고, 이어 최형우가 대타로 나와 역전 만루 홈런으로 경기를 단숨에 8-5로 뒤집었다. KIA는 여세를 몰아 2차전도 12-7로 승리했다.
김종국 KIA 감독은 더블헤더를 모두 마친 후 “고종욱이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승부처에서 적시타를 때려낸 것도 칭찬해주고 싶다”고 격려했다.
고종욱은 올 시즌 88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6리(193타수 61안타) 2홈런 26타점 OPS .770을 기록하고 있다.
찬스와 대타로서 강하다. 득점권 상황에서 57타수 22안타로 타율 3할8푼6리 2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대타로는 42타석 38타수 12안타, 타율 3할1푼6리의 높은 타율과 4볼넷 12타점을 기록했다.
고종욱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이 대타로 들어섰다. 가장 많은 대타 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KT 문상철이 30타석 29타수 5안타(타율 .172)로 두 번째, KT 김준태가 29타석 25타수 8안타(타율 .320)로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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