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에이스의 112구 혼신투, 그리고 대타 작전의 대성공으로 롯데가 더블헤더 1차전을 잡아냈다. 전날(8일)의 낙동강 더비 혈투 재역전패를 설욕했다.
롯데는 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5-2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롯데는 55승61패를 마크했다. NC의 4연승을 중단시켰다. NC는 61승52패2무가 됐다.
롯데는 윤동희(우익수) 이정훈(지명타자) 안치홍(2루수) 전준우(좌익수) 김민석(중견수) 노진혁(유격수) 고승민(1루수) 정보근(포수) 박승욱(3루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NC는 손아섭(지명타자) 박민우(2루수) 박건우(우익수) 마틴(중견수) 권희동(좌익수) 오영수(1루수) 서호철(2루수) 김형준(포수) 김주원(유격수)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선수들 집중력 대단하다”…NC 2사 후 선취점 기선제압
초반의 기세는 NC가 잡았다. 경기 전 강인권 감독은 전날(8일) 경기를 복기하면서 “선수단 전체가 중요한 순간에 뭉치는 모습들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가을야구를 위해서 선수들 전체가 다들 집중하고 있다”라면서 선수들의 응집력과 집중력을 칭찬했다. 이날 1회 역시 2사 후 응집력으로 선취점을 만들어냈다. 2사 후 박건우가 빗맞은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마틴이 볼넷으로 기회를 이어가며 2사 1,2루 기회가 만들어졌고 전날 경기 결승타의 주인공인 권희동이 중전 적시타로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KBO에서 아무도 못했던 대기록, 손아섭이 해냈다…친정팀 상대로
NC 다이노스 손아섭은 리그를 대표하는 안타 장인이다. 현재 통산 최다안타 2위에 올라 있다. 무엇보다 안타 1개만 추가하면 역대 최초 8년 연속 150안타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1회 첫 타석에서는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직선타로 잡히기도 했다. 그러나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마침내 기록을 달성했다. 롯데 선발 박세웅과 1볼 1스트라이크 승부에서 3구 째 144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2016년부터 이어진 150안타 대기록이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손아섭의 대기록을 축하하는 전광판의 메시지가 뜨자 홈팬들은 손아섭에게 축하를 보냈고 손아섭은 헬멧을 벗어 인사했다.
손아섭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추가점을 이끌어 냈다. 박건우의 삼진 때 2루 도루에 성공했고 마틴의 타석에서는 폭투가 나오면서 3루까지 진출했다. 그리고 마틴의 우전 적시타가 터지면서 손아섭은 홈까지 밟았다. 덕아웃으로 돌아오면서 강인권 감독은 손아섭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NC의 2-0 리드.
투수전의 균형이 6회 깨졌다…먼저 흔들린 박세웅이 아니라 송명기가 먼저 무너졌다
양 팀의 선발 투수 박세웅과 송명기는 팽팽한 투수전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먼저 흔들린 선수는 박세웅이었다. 하지만 1회와 3회 실점 이후 4,5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솎아내고 안정을 찾아갔다.
송명기는 3회 1사 후 정보근을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냈지만 4회 2사까지 노히터 피칭을 이어가고 있었다. 볼넷도 없었다. 5회까지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치고 있었다.
그러나 송명기가 마운드를 먼저 내려왔다. 6회 1사 후 이정훈에게 우전안타를 맞았고 안치홍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허용해 1사 2,3루 위기에 몰렸고 결국 전준우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까지 얻어 맞았다. 2-2 동점이 됐다. 송명기는 승리 투수 자격을 지키지 못하고 내려왔다.
롯데 정훈 대타 작전 대성공…전날의 6잔루 부진을 만회했다
롯데가 전준우의 2타점 적시타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1사 2루로 기회가 이어졌다. NC는 송명기에서 좌완 김영규로 투수를 교체했다. 좌타자 김민석을 상대하기 위한 매치업이었다. 그러나 롯데도 이에 대응했다. 정훈이 대타로 등장했다.
정훈은 전날 경기 1번 타자로 출장했고 5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특히 4회 2사 1,3루, 6회 2사 3루, 8회 2사 만루의 기회를 모두 놓쳤다. 잔루만 6개를 남겼다.
하지만 이날 정훈은 원샷원킬로 전날의 부진을 한 방에 만회했다. 정훈은 바뀐 투수 김영규의 초구 145km 패스트볼을 공략해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대타 역전포로 롯데가 4-2로 앞서나갔다. 롯데의 전략은 대성공이었다. 선발 송명기의 최종 기록은 5⅓이닝 4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이었다.
38홀드 필승조 듀오 부재, 안경에이스 112구 혼신투로 채웠다
초반 흔들렸던 박세웅은 점점 안정을 찾아갔다. 1회 23개, 2회 17개, 3회 21개의 공을 던졌고 2실점 했다. 3회까지 투구수는 21개. 가뜩이나 17홀드 김상수가 내전근 파열, 21홀드 구승민의 어깨 뒷편 통증으로 필승조 듀오가 모두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 선발 투수의 역할이 중요했는데 3회까지 박세웅의 모습은 5회를 버티는 것도 버거워 보였다.
하지만 박세웅은 에이스 다웠다. 3회까지 흔들렸던 박세웅은 4회부터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4,5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솎아냈다. 6회에도 2사 후 권희동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오영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6이닝 2실점, 퀄리티스타트 요건을 채웠다. 이미 103개의 공을 던진 상태. 그런데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와서 불펜진이 던져야 할 공백을 스스로 채웠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박세웅은 서호철을 2루수 뜬공, 김형준을 루킹 삼진으로 솎아냈다. 투구수 110개가 넘어가자 김현욱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고 박세웅은 자신의 임무를 다하고 미련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6⅔이닝 6피안타 1볼넷 9탈삼진 2실점, 112구의 혼신투를 펼쳤다. 올 시즌 두 번째로 많은 투구수를 기록한 경기였다.
롯데는 7회초 박승욱의 중전안타와 윤동희의 희생번트, 이정훈의 2루수 땅볼로 잡은 2사 3루 기회에서 안치홍의 중전 적시타로 5-2로 1점 더 달아났다.
롯데는 이후 최준용과 김원중이 올라와 3점의 리드를 지켰다. NC는 8회 2사 1,3루 기회에서 득점에 실패하며 더 이상 추격하지 못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