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삭제가 일상이 된 필승조가 있다. 올해 NC 다이노스 불펜의 핵심이 된 류진욱(27)은 다시 한 번 팀의 위기를 틀어막고 승리를 이끌었다. 인간승리의 아이콘은 아무도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언히터블’ 필승조로 거듭났다.
류진욱은 지난 8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1⅔이닝 2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고 팀의 4-3 역전승을 이끌며 시즌 첫 구원승을 올렸다.
절체절명의 등판 상황에서 류진욱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류진욱은 2-3으로 뒤진 6회초 1사 3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왔다. 주로 7~8회 올라오는 셋업맨이었지만 이날은 위기이자 승부처에서 좀 더 빠르게 투입됐다. NC 벤치의 승부수였다. 류진욱은 벤치의 의도가 맞아떨어지게끔 완벽투를 펼쳤고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1사 3루의 실점 위기에서 류진욱은 묵직한 패스트볼과 커터, 포크볼 등 자신의 무기를 모두 활용해 위기를 지웠다. 첫 타자인 대타 윤동희에게 초구 140km 포크볼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147km 패스트볼로 파울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피하지 않고 3구 째에 144km 커터를 존에 꽂아 넣으며 루킹 삼진을 이끌어냈다. 2사 3루에서도 커터와 포크볼의 조합으로 정훈을 곤경에 빠뜨렸고 7구 승부 끝에 140km 포크볼을 완벽하게 떨어뜨려 헛스윙 삼진을 뽑아냈다. 7회에도 롯데의 중심 타선인 이정훈 안치홍 전준우를 모두 땅볼로 요리해내면서 약 2이닝을 순식간에 삭제시켰다.
NC가 선발진이 부침을 겪는 과정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불펜진이 그나마 흔들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중심에 류진욱이 있었다.
특히 올해 승계주자 25명을 이어 받았고 6명만 들여 보냈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도 믿음을 줄 수 있는 투수였다. 승계주자 실점율은 24%. 50이닝 던진 불펜 투수들 가운데 4번째 낮은 수치다. SSG 서진용(6명 중 1명, 16.7%) KT 박영현(32명 중 7명, 21.9%) LG 함덕주(25명 중 6명, 22.2%) 등 올해 최고의 불펜 투수로 꼽히는 선수들과 견줘도 류진욱은 절대 꿀리지 않는 기록을 갖고 있다.
올해 류진욱은 패스트볼의 위력을 더욱 끌어 올리면서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선수가 됐다. 원래 패스트볼이 강점인 선수였지만 구속과 무브먼트를 극대화 했다. ‘스포츠투아이’ PTS(투구추적시스템) 데이터 기준 2022년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6.3km였지만 올해는 147.2km다. 1km가 상승했다. 그리고 좌우 무브먼트는 -10.7cm에서 -14.7cm로 향상됐다. 마이너스 수치가 찍힌 것은 우타자 쪽으로 공이 더 휘어서 들어간다는 의미. ‘뱀직구’처럼 테일링 무브먼트를 극대화 해서 타자들의 범타를 유도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137.8km의 포크볼(26.7%), 139.4km의 커터(18.4%) 등 고속 변화구를 곁들이면서 업그레이드 됐다.
목표 역시 이제 숨기지 않는다. 시즌 막바지로 오면서 평균자책점 1점대에 대한 생각을 조금씩 하고 있다. 좋은 성적을 시즌 끝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올해는 꼭 창원NC파크에서 가을야구를 경험하고 싶다. 좋은 성적과 높은 순위로 가을야구에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