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팔방미인’ 오윤석(31)이 팀을 살렸다.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었지만, 공수에서 활력소가 되고 있다.
KT는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13차전에서 16-7 완승을 거뒀다.
지난 7일 LG 트윈스에 4-11로 패했던 KT. 반드시 SSG를 잡아야 했다. 선두 LG를 제외하고 2위 KT부터 치열한 순위 경쟁이 이어지는 중이기 때문이다. 아직 정해진 자리는 없다. 시즌 끝까지 순위 경쟁이 이어질 모양새다.
KT도 2위 자리를 확보하려면 연패는 피해야 했다. 3위 NC 다이노스 분위기가 좋고 4위 SSG, 5위 KIA 타이거즈 모두 언제든 치고 올라갈 수 있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시즌 막바지다.
그런데 1회초 선발 배제성이 2실점을 했다. 엄상백은 부상 이탈, 고영표는 LG전서 6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배제성마저 지키지 못할 경우 이강철 감독의 고민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타자들이 힘을 내줬다. 1회말 SSG 선발 문승원 상대로 무려 6점을 뽑으면서 경기를 뒤집었다. 이 과정에서 오윤석도 2타점을 보태며 역전에 힘을 보탰다. 오윤석은 이날 1루수 겸 7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4타점 1득점 맹활약을 펼쳤다.
한 경기 4타점은 올해 개인 최다이다. 그만큼 이날 그의 집중력은 돋보였다. 공격 뿐만이 아니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이었다. 더구나 1루수로 뛰다가 9회초에는 문상철이 1루를 보고 오윤석이 3루를 맡기도 했다.
오윤석은 1루, 2루, 3루 모두 볼 수 있는 ‘유틸리티’ 요원이다. 구단도 코칭스태프도 이런 오윤석의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 경기 후 그는 “7일 경기를 지면서 (분위기가) 자칫 다운될 수 있었는데 중요한 경기에서 다 함께 잘 뭉쳐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승리에 보탬이 된 것 같아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멀티 수비에 대해 “수비에선 어느 포지션에 가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는 생각이다. 그러다 보니 다행히 나에게 타구도 잘 오고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박병호가 현재 왼쪽 종아리 부상 여파로 1루 수비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오윤석이 그 자리를 메우는 중이다. 내야 요원 중에는 이호연과 겹칠 수 있지만, 오윤석이 수비력만큼은 더 인정을 받고 있다.
게다가 최근 타격감도 좋다. 8일 경기까지 올 시즌 64경기에서 타율 2할9푼9리 4홈런 17타점 득점권 타율 .314 출루율 .358을 기록 중인 오윤석. 최근 10경기를 보면 타율이 3할6푼7리로 더 좋다.
오윤석은 “최근 타격감이 안 좋고 그런건 없었다. 사이클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과가 안 나온다고 해도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오늘은 첫 타석에서 슬라이더를 노리려고 했다. 또 바깥쪽 먼 공에 헛스윙이 많아서 공을 몸쪽 가깝게 보려고 한 게 주효했다”고 8일 멀티히트 비결을 밝혔다.
이날 만루 홈런을 터뜨린 강백호가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팀 승리에 요윤석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KT의 치열한 순위 경쟁에는 오윤석도 적잖은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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