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연속 투구에도 최고 152km 강속구를 펑펑 꽂았다. 인천고 우완 김택연(18)이 청소년야구대표팀 최고 투수로 떠오르며 U-18 야구월드컵 탈삼진 전체 1위를 질주했다.
김택연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대만 타이페이 티엔무구장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U-18 야구월드컵 슈퍼라운드 미국전에 5회 구원등판, 1⅓이닝 무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6회 선두타자 제임스 코이가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1루에 나간 뒤 희생 번트와 폭투,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아 1실점했지만 압도적인 구위로 미국 타자들을 압도했다. 김택연의 힘 있는 직구에 미국 타자들도 배트가 늦었다. 특히 6회 2사 후 존슨 카터에게 던진 2구째 공이 152km로 측정됐다. 이어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151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더 놀라운 것은 이날 김택연이 3일 연속 투구에 나섰다는 점이다. 지난 6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푸에르토리코전이 우천으로 3회 서스펜디드 게임이 되면서 김택연은 7일까지 연투를 했다. 6일 1⅔이닝 21구, 7일 1⅓이닝 19구로 이틀간 치러진 경기에서 3이닝 40구 7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구원승.
이어 8일 미국전까지 3일 연속 마운드에 올랐다. 비 때문에 3연투를 했지만 김택연은 지친 기색 없이 강속구를 펑펑 꽂았다. 이날까지 이번 대회 4경기 모두 구원등판, 1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1.75을 기록 중이다. 8이닝 3피안타 2볼넷 18탈삼진 2실점으로 내용이 좋다. 강력한 구위로 탈삼진 부문 전체 1위.
184cm, 88kg 다부진 체격의 우완 김택연은 올해 기량이 급성장하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상위 지명 후보로 떠올랐다. 올해 고교 13경기(64⅓이닝) 7승1패 평균자책점 1.13 탈삼진 97개로 활약했다. 사사구 10개로 9이닝당 1.4개에 불과하다. 청소년대표팀에서도 폭풍 성장세를 이어가며 주가를 높였다.
김택연은 전체 2순위 지명권을 가진 두산 지명이 유력하다.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하고 있지만 1순위 한화의 선택이 바뀌진 않는다. 초고교급 투수 장현석(용마고)이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미국행을 결정했지만 한화는 2학년 때부터 청소년대표팀에 뽑힌 ‘좌완 최대어’ 황준서(장충고)가 있어 크게 아쉬워하지 않았다.
187cm, 80kg로 마른 체구인 황준서는 투구 밸런스와 제구가 좋은 유형의 투수. 올해 체중을 5kg 불리면서 최고 구속 150km까지 찍었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유망주로 좌완 투수가 유난히 부족한 한화 팀 사정상 더 필요한 자원. 시즌 후 마무리캠프 때 코칭스태프가 황준서를 직접 보고 내년 선발 후보로서 경쟁력도 체크할 계획도 잡아뒀다.
이번 야구 월드컵에서도 황준서는 준수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5.11로 표면적인 기록은 아쉽지만 투구 내용은 괜찮다. 첫 경기였던 2일 대만전 2⅓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4실점(3자책) 패전을 안았지만 5일 멕시코전에 2회 구원등판, 5⅓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했다.
다시 2일 쉬고 선발로 나선 8일 미국전에서 황준서는 4⅔이닝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4실점 패전투수가 됐지만 4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휴식이 짧았지만 최고 구속을 146km로 끌어올렸다. 우타자 상대로 던지는 주무기 스플리터뿐만 아니라 좌타자에게 구사한 낙차 큰 커브도 위력적이었다. 미국 타자들의 헛스윙만 12개를 이끌어내며 1순위 유력 후보로서 가치를 증명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