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자책점 8점대(8.19)에도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지지 않는다. 은퇴 시즌을 맞아 통산 200승까지 2승만 남겨뒀지만 10연패에 빠졌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레전드 투수 아담 웨인라이트(42)에겐 잔인한 은퇴 시즌이다.
웨인라이트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5⅔이닝 8피안타(4피홈런) 3볼넷 4탈삼진 6실점을 기록했다. 세인트루이스가 5-8로 패하면서 웨인라이트는 또 패전투수. 개인 10연패로 시즌 11패(3승)째를 안았다. 평균자책점은 8.19.
1회 시작부터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에게 선두타자 홈런을 맞으며 3실점을 내준 웨인라이트는 2회 세인트루이스 타선이 3점을 지원하자 힘을 냈다. 4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막았지만 5회 맷 올슨에게 리드를 내주는 솔로 홈런을 맞았다. 이어 6회 마이클 해리스 2세와 아쿠냐에게 솔로 홈런 두 방을 허용하며 추가 실점했다.
결국 6회 2사에서 마운드에 내려온 웨인라이트는 198승에서 11경기째 발이 묶였다. 웨인라이트의 가장 마지막 승리는 지난 6월18일 뉴욕 메츠전. 이후 11경기에서 승리 없이 10패를 당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도 10.72. 3승째를 거둘 때만 해도 5.56이었던 시즌 평균자책점도 8.19로 치솟았다. 커리어 최악의 기록.
세월무상이다. 지난 2000년 1라운드 전체 29순위로 애틀랜타에 지명된 웨인라이트는 2005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빅리그 데뷔 후 올해까지 18시즌 모두 한 팀에만 몸담고 있는 레전드. 통산 476경기(409선발·2656⅓이닝) 198승128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3.54 탈삼진 2196개를 기록 중이다.
2006년 세인트루이스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으로 다승왕과 20승 시즌만 각각 두 번으로 두 자릿수 승수만 12시즌이나 되는 꾸준함의 대명사. 뛰어난 실력뿐만 아니라 모범적인 생활로 세인트루이스 팬들의 사랑고 지지를 한몸에 받았다. 빈곤 국가 및 지역 사회를 위한 선행으로 그라운드 안팎에서 귀감이 되는 모범 선수였다.
지난해에도 32경기(191⅔이닝) 11승12패 평균자책점 3.71로 노익장을 보였지만 1년 만에 완전히 무너졌다. 시즌 전 미국 대표팀 소속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했으나 사타구니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한 달 늦은 영향이 컸다. 포심(88마일→85.7마일), 싱커(88.6마일→87마일) 구속이 모두 크게 떨어졌다. 패스트볼이 느려지자 주무기 커브도 통하지 않고 난타를 당하고 있다.
‘전통의 강호’ 세인트루이스는 올해 각종 악재 속에 61승79패(승률 .436)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꼴찌로 추락했다. 일찌감치 포스트시즌이 멀어지면서 웨인라이트를 굳이 로테이션에서 빼지 않고 계속 선발 투입하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한 웨인라이트에게 시즌 마지막까지 200승 도전 기회를 주며 레전드 예우를 하고 있다.
그러나 80일 넘게 승리를 하지 못하면서 200승이 끝내 불발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남은 시즌 4경기 정도 추가 등판이 가능하지만 쉽지 않다. 웨인라이트도 어느 정도 마음을 비운 모습이다. ‘MLB.com’에 따르면 이날 경기 후 웨인라이트는 “며칠 전 (세인트루이스 투수 출신) 미첼 보그스를 몇 년 만에 만났다. 보그스가 내게 ‘198승이든 200승이든 네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 놀라운 커리어를 쌓은 것은 변함없다’고 말해줬다. 그 말이 정말 마음에 와닿았다”며 “200승은 멋진 숫자이고 해내고 싶지만 198승과 200승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