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36)이 놀라운 커브 완급조절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류현진은 6경기(27이닝) 2승 평균자책점 5.67로 부진한 성적을 거둔 류현진은 결국 지난해 6월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만 35세로 적지 않은 나이에 토미 존 수술을 받아 성공적으로 복귀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따랐지만 약 13개월만에 돌아온 류현진은 7경기(34이닝) 3승 2패 평균자책점 2.65로 활약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커브의 완급조절이 대단하다. 커브가 류현진의 주무기는 아니지만 필요한 순간마다 스트라이크를 잡거나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등 활용도가 높은 구종이다. 류현진은 복귀 후 더 느려진 커브로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류현진은 커리어 내내 70마일(112.7km) 초반대 커브를 구사했다. 복귀 후 첫 2경기에서도 모두 커브 평균 구속이 70마일을 넘었다. 하지만 이후 커브 구속이 점차 떨어지더니 지난 7일 오클랜드전에서는 67.1마일(108.0km)까지 떨어졌다. 올 시즌 류현진이 던진 가장 느린 커브의 구속은 62.4마일(100.4km)에 불과했다.
공의 위력을 유지하면서 구속만 낮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현역시절 커브를 주무기로 사용했고 통산 545경기(2171이닝) 134승 144패 12홀드 26세이브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한 SSG 김원형 감독은 “기본적으로 제구력이 좋은 투수들은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하기 때문에 구종 습득 능력이 좋다. 그래도 류현진이니까 가능한 부분도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류현진이 구속이 느린 편에 속하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 또 다른 방법을 찾고 있는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냥 힘을 빼고 던지면 구속을 낮출 수 있다”라고 말한 김원형 감독은 “하지만 이건 정말 단순한 이야기다. 100% 힘으로 던져서 70마일이 나오다가 다시 100%로 던지는데 구속을 60마일대로 떨어뜨리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나는 그렇게 던지고 싶어도 되지 않았다. 물론 힘을 빼고 던지면 120km를 던지다가 100km를 던질 수 있다. 하지만 그러면 타자 눈에 뻔히 보인다. 천천히 던지면서도 강하게 브레이크를 주면서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김원형 감독은 “결국은 류현진이라서 가능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그런 공을 던지는 능력이 뛰어나고 어디서 어떻게 공을 던져야 하는지 머릿속에서 순간적으로 몸으로 전달되는 것 같다”라며 류현진의 활약에 감탄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