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4연승을 달렸다. 혼돈의 상황들이 연거푸 이어졌지만 이를 정리한 것은 권희동(33)이었다. 권희동은 8일 창원 롯데전 5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3볼넷에 7회 역전 2타점 적시타까지 뽑아내며 4-3의 재역전승을 이끌었다. NC는 4연승을 달렸고 3위 수성에 박차를 가했다.
이날 권희동은 롯데의 좌완 에이스 찰리 반즈를 가장 힘겹게 만든 타자였다. 반즈는 후반기 평균자책점 1.43으로 각성한 상태. 앞선 4경기에서도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권희동은 반즈를 상대로 3타석 연속 볼넷을 출루하면서 기회를 이어가게 했다.
반즈를 상대한 비결에 대해 권희동은 "반즈가 핀포인트 제구가 좋다. 그리고 존에서 떨어지는 변화구가 많아서 잘 골라내보자고 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면서 "상대 에이스였기에 실투를 최대한 놓치지 말자는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컨트롤이 더 좋았다. 치기가 까다로워서 출루를 하고자 했는게 그게 더 좋았다"라고 웃었다.
결승타의 상황이 나온 7회. 혼돈의 상황이었다. 롯데 필승조 김상수가 손아섭에게 볼넷, 서호철에게 사구, 박건우에게 볼넷 등 9개 연속 볼을 던졌다. 그리고 우측 내전근 경련으로 쓰러지며 경기에서 빠졌다. 어수선해진 상황. 그런데 무사 만루에서 권희동의 앞에 있던 마틴이 바뀐 투수 신정락을 상대로 1루수 병살타를 치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다. 권희동으로서는 부담이 커진 상황
그는 "앞에서 마틴이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병살타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최소한 희생플라이를 쳐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면서 당황스러웠던 속내를 내비췄다.
그러나 이내 집중했고 결국 신정락을 상대로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뽑아내 4-3으로 역전했다. 결국 결승타로 이어졌고 권희동은 자신을 희생해서 런다운에 걸려 아웃됐다.
권희동은 "1루가 비었는데 스트라이크로 들어오는 걸 확인하고 마음을 다잡고 타격을 했는데 실투가 나왔다. 초구가 사이드로 빠지면 다음 타자랑 승부를 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어서 공격을 하는 것으로 마음을 바꿨다. 그게 맞아 떨어졌다"라고 웃었다.
지난 겨울 FA 자격을 획득했던 권희동은 차디찬 현실을 맞이했다. 정든 데뷔팀 NC도 권희동을 외면했고 구애의 손길은 없었다. 결국 스프링캠프 막바지였던 2월 말까지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결국 NC와 1년 최대 1억2500만 원(연봉 9000만 원, 인센티브 3500만 원)에 헐값 계약을 맺고 잔류했다.
하지만 현재 활약상은 주전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68경기 타율 2할8푼6리(210타수 6안타) 5홈런 40타점 OPS .809에 득점권 타율 3할4푼9리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는 지난 겨울 아픔의 시간에 대해 "인생 공부를 많이 했다"라면서 "가족들 때문에 버텼다. 와이프가 잘 뎐뎌줘서 나 역시도 잘 견딜 수 있었고 이겨낼 수 있었다. 가족의 힘이 정말 크다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더 뛰어다녀야 할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