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끝났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지난 7일 KT 위즈와의 수원경기에서 사구로 촉발된 벤치클리어링과 관련해 "잘 끝났다"며 짧은 한 마디로 정리를 했다.
상황은 7-3으로 앞선 LG의 9회초 공격에서 벌어졌다. 홍창기 안타, 신민재 보내기번트, 김현수 우전안타로 1사1,3루 기회를 잡았다. 대주자 최승민이 김현수 대신 들어갔고 2루 도루를 성공했다.
이어진 정주현의 2루 땅볼때 KT 내야수의 실책이 나와 두 점을 보태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그런데 1사1루에서 문보경 볼넷, 오지환 사구, 2사후 문성주 사구에 이어 박해민도 사구를 맞았다.
KT 투수 하준호는 갑자기 세 명이나 몸을 맞혔다. 박해민의 사구가 나온 직훠에는 잠시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다. 몸싸움을 벌이지는 않고 대치하는 정도로 상황 정리가 됐다.
1사1,3루에서 KT 1루수가 1루주자를 견제하지 않고 풀어준 상황에서 도루를 했던 것이 KT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됐다. 경기후 염경엽 감독은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위해 대기하면서 상대 벤치를 향해 네 손가락을 폈던 장면도 나왔다.
염감독은 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앞서 "잘 끝났다"고 짧게 말했다. 이어 네 손가락을 폈던 이유는 "4점 차라서 도루를 했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두 감독은 광주일고 2년 선후배 사이이다. 선수시절부터 돈독한 친분을 쌓아왔다. 넥센 염경엽 감독시절에는 이 감독이 수석코치를 맡기도 했다. 염 감독은 "나와는 가장 절친한 분이다"며 웃었다.
아마도 경기를 마치고 전화통화를 통해 오해를 풀었던 것으로 보인다.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감독들은 이겨야 한다는 지상과제를 수행하느라 절친끼리도 신경전이 벌어진 것이다. 이것이 승부의 세계가 던져주는 또 하나의 묘미일 듯 싶다. /sunny@osen.co.kr